삼성 갤럭시, 애플 아이폰보다 중국 추격이 더 두렵다

정길준 2021. 7.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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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오포, 5월 글로벌 점유율 2위
애플, 샤오미 등에 밀려..삼성 1위 '위태'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카날리스 제공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유지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위태로운 모습이다. 5G 라인업을 앞세운 애플의 기세도 무섭지만, 매스 마켓(대량 판매)을 선점한 중국 브랜드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원플러스·리얼미)를 포함한 중국 오포 그룹의 지난 5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6%로 애플(15%)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4위는 14% 점유율을 기록한 샤오미다.

오포 그룹은 플래그십 '갤럭시S'와 보급형 '갤럭시A'로 이원화한 삼성전자와 달리 각 브랜드에 차별화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원플러스 '노드 2 5G'. 원플러스 제공

원플러스는 '절대 안주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앞세워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사양을 뒷받침하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달 유럽과 인도에 출시한 원플러스 '노드 2 5G'는 소니의 5000만 화소 광각 센서를 포함한 후면 트리플 카메라,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보장하는 90Hz 주사율, 65와트 고속 충전 등을 지원하는 5G 단말기다.

데이터 저장 용량에 따라 약 40만~50만원으로 저렴한데 OIS(손떨림 방지)까지 지원한다.

오포와 리얼미는 중저가 라인업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출시한 리얼미 '8 5G'는 6.5형 풀HD+ 디스플레이에 4800만 화소를 메인으로 트리플 카메라를 장착했는데도 약 20만원에 인도에서 팔리고 있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고가 브랜드 원플러스와 저가 브랜드 리얼미를 포함하는 오포 그룹의 멀티 브랜드 전략이 성공했다"며 "제2의 화웨이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리얼미 '8 5G'. 리얼미 제공

압도적인 인구 수를 자랑하는 인도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오포 그룹과 샤오미는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2분기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29%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1위에 올랐다. 2위 삼성전자(17%)를 비보(17%), 리얼미(15%), 오포(12%)가 추격하고 있다.

이 중 리얼미의 연간 성장률은 181%로 집계됐다. 놀라운 사실은 비보·리얼미·오포·원플러스 모두가 중국 가전 업체인 BBK 일렉트로닉스로부터 파생된 관계사라는 점이다.

중국 브랜드는 본토에서 더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다. 2분기 시장 점유율 1~3위를 비보(24%), 오포(21%), 샤오미(17%)가 쓸어갔다. 애플은 점유율 10%로 가까스로 4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순위권에 들지 못하고 기타(18%)로 분류됐다.

앰버 리우 카날리스 연구원은 "(미국 제재로 쇠퇴한)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채널 자원을 확보하고 타깃형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판매 중인 '갤럭시A22 5G'. 삼성전자 제공

다행히도 글로벌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삼성전자가 1위를 지키고 있다. 보안 등 중국산 브랜드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고, 프리미엄 제품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이 여전히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이 2위 자리를 중국 업체에 내준 상황이라 삼성전자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

2021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1600만대로, 전 분기보다 9% 감소했다. 급격한 수요 증가로 부품이 부족했던 탓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5800만대를 판매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샤오미는 83%나 성장한 5280만대로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4570만대로 3위, 오포와 비보는 각각 3260만대, 3120만대로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벤 스탠튼 카날리스 연구원은 "2022년 공급 제약 완화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활성화할 것"이라며 "비보와 오포는 인도 프리미어리그, 월드컵, 윔블던, FC바르셀로나와 같은 수익성 있는 후원으로 돈을 쏟아붓는 마케팅 전쟁의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으로 밀어붙이는 외산 브랜드에 맞서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3월 A 시리즈 처음으로 언팩 행사를 개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인도 등 일부 국가에 약 30만원의 저렴한 5G 스마트폰 '갤럭시A22 5G'를 내놓기도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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