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벽화'에, 野 "정치 시계 거꾸로", 與 "'인격살해' 표현 자제해야"

정성호 2021. 7. 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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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쥴리 벽화'에 대해 여야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 일부에선 여성 관련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폐지론이 나오는가 하면, 여권 성향의 페미니스트들이 침묵하고 있다며 더 격앙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검증을 빙자한 인격살인과 다름없는 구태정치"라며 "새로운 정치로 단호히 척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오늘(20일)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비방 벽화가 버젓이 서울 한복판에 등장하고,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이른바 '성지'가 됐다고 하니, 이쯤 되면 대한민국 정치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건물주는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지만, 국민들은 그저 지긋지긋한 마타도어(흑색선전)와 흠집 내기의 구태정치로 생각할 뿐"이라며 "벽화는 당연히 철거돼야 마땅하며, 폭력과 야만의 여론 호도를 하는 행위에 대해선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하태경 "여가부 폐지해야", 윤희숙 "與 페미들 다 어디 갔나"

대선 주자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SNS에 "여가부는 뭐 하는가? 눈치를 보겠죠"라며 "일관성도 소신도 양심도 없는, 여성 보호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여가부는 폐지가 마땅하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도 SNS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여성 인권과 관련해 명함을 판 사람이라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며 "여성 인권을 보호한다는 사람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여성 운동은 여당이 허락한 페미니즘뿐인가"라고 밝혔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SNS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을 거론하며 "건물주가 '통곡의 벽' 운운하던데, 정 그러면 혜경궁 김 씨, 선거사무실 복합기도 그려라"라며 "(쥴리 의혹 관련) 뮤직비디오도 나왔던데, 그럴 거면 스피커 설치해서 형수와 나눈 대화도 빵빵 틀어라"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람이 언제 천벌을 받나. 금수보다 못한 짓을 했을 때"라며 "할 게 있고 못 할 게 있다. 할 말 있고 하지 못할 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강성 여당 지지자가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코 민주당에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여당 지도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습니다.

■ 민주당 지도부 "'인격 살해 요소' 표현 자제해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벽화와 관련해, 인격 살해 요소가 있는 표현은 자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오늘(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회의에서 오간 송영길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논의 내용이라며 이 같이 전달했습니다.

고 수석대변인은 "서점 주인이 벽화의 글귀는 지웠다는 보도를 들었다"면서 '잘한 결정'이라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의 견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표현의 자유도 존중돼야 하지만 금도를 넘어선 안 된다"면서 "인격 침해, 더 나아가 인격 살해 요소가 있는 표현은 자제되는 것이 옳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습니다.

고 수석대변인은 또, "철저한 후보 검증은 필요하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행위는 개인에게도 비극이고 민주주의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낙연 "민망·거북", 이재명 측 "금도 넘어"

앞서 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는 어제(29일) 저녁 MBN 뉴스에 출연해 벽화 관련 질문을 받고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후보 캠프 남영희 대변인도 어젯밤 논평에서 "다양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작금의 통념으로 볼 때도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면서 "도덕성 검증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생각하고 계시는가"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윤석열 후보 부인이라는 이유로 결혼 전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사생활을 조롱하기보다는 코바나컨텐츠 후원금 모금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두관 후보도 어제 저녁 CBS 라디오에 출연해 벽화와 관련해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창작의 자유라고 이야기할지 모르겠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언급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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