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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우리는 홍콩" 함성이 무슨 잘못?..中, '국가 모독' 조사

이랑 입력 2021. 07. 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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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홍콩 쿤퉁의 APM몰, 대형 쇼핑센터 층층을 시민들이 가득 메웠습니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된 홍콩 펜싱 선수 청카룽의 플뢰레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청카룽 선수가 목에 금메달을 걸고 시상대에는 홍콩의 깃발이 올라갔습니다.

청카룽 선수가 경기 도중 위기의 순간을 맞았을 때 검은 옷을 입고 외쳤던 '우리는 홍콩!'은 괜찮지만, 중국 국가가 나올 때 같은 옷과 같은 구호는 위험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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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6일 홍콩 쿤퉁의 APM몰, 대형 쇼핑센터 층층을 시민들이 가득 메웠습니다.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된 홍콩 펜싱 선수 청카룽의 플뢰레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은 청카룽 선수가 경기중 고비를 넘길 때마다 다 함께 이렇게 외쳤습니다.

"우리는 홍콩(We Are Hong Kong)! 우리는 홍콩!"

지난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 당시 홍콩선수단이 입장하는 모습. (출처: 신화사)


잠시 도쿄올림픽 개막식으로 돌아가 볼까요?

7월 23일 개회식을 유심히 보셨던 분들이라면, 홍콩 선수단과 중국 선수단이 따로 입장하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홍콩 선수단은 홍콩을 상장하는 깃발도 따로 들었습니다.

중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모습. 홍콩 선수단과는 단체복 등이 모두 다르다. (출처: 바이두)


왜 따로 들어갔을까요? 홍콩은 중국인가요? 아닌가요?

역사적 배경을 찾아봤습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 그러니까 영국의 식민지였던 1951년 국제올림픽위원회는 홍콩 올림픽위원회 아마추어 스포츠 연맹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홍콩선수단은 헬싱키에서 열린 1952년 하계 올림픽에 처음으로 참가합니다. '홍콩'이라는 이름을 달고 말이죠.

하지만 선수들은 1997년 이후 '홍콩 차이나(중국)'라는 이름을 붙이고 출전하게 됩니다. 중국에 홍콩이 반환된 뒤부터입니다.

표면적으로 홍콩은 아직도 특별행정구로서 중국 영토에 편입은 돼 있지만, 이른바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에 근거해 모든 영역에서 자치권을 행사합니다.

그래서 '홍콩 차이나(중국)'는 '중국 일부지만 홍콩은 홍콩'이라는 일국양제의 모습을 표현 그대로 드러내는 이름입니다.

청카룽 선수 시상 장면을 지켜보는 홍콩 시민들. (출처: 유튜브)


"우리는 홍콩(We Are Hong Kong)!"이라는 응원 덕분이었을까요?

청카룽 선수는 홍콩에 25년 만에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윈드서핑 종목에서 리라이산 선수가 유일하게 금메달을 딴 뒤 홍콩이 얻은 두 번째 금메달입니다.

25년 만에 홍콩에 금메달을 안긴 청카룽 선수. (출처: 로이터)


청카룽 선수가 목에 금메달을 걸고 시상대에는 홍콩의 깃발이 올라갔습니다.

국가가 연주됐습니다. 의용군행진곡, 중국 국가였습니다.

'홍콩 차이나(중국)'인줄 알았는데 환호의 순간에는 '차이나(중국)'만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기쁨은 탄식으로 변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야유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쇼핑몰에 울려 퍼진 함성.

"우리는 홍콩(We Are Hong Kong)! 우리는 홍콩! 우리는 홍콩!"

홍콩 APM몰에 청카룽 선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 등 홍콩 매체들은, 중국 국가가 연주될 당시 야유와 '우리는 홍콩'을 외친 시민들에 대해 홍콩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APM몰에 당시 CCTV 영상을 요청했습니다.

근거는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국가법'입니다.
지난해 도입됐습니다.

최고 징역 3년형이나 5만 홍콩달러, 우리 돈 약 730여 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홍콩 매체 더스탠더드는 이번 일이 "국가법과 홍콩 국가보안법을 동시에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검을 옷을 입고 홍콩인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구호를 외친 것은 홍콩 독립을 옹호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은 옷은 홍콩 시위대를 상징하는 옷입니다.

청카룽 선수가 경기 도중 위기의 순간을 맞았을 때 검은 옷을 입고 외쳤던 '우리는 홍콩!'은 괜찮지만, 중국 국가가 나올 때 같은 옷과 같은 구호는 위험하다는 겁니다.

분명 '홍콩 차이나(중국)'라는데, 왜 자꾸 '홍콩'은 안되고 '차이나(중국)'는 강조될까요?
'차이나(중국)지만 홍콩'은 앞으로 가능할까요?

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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