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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월180만원 받던 70대, 집값 두배 뛰어 해지하면..

염지현 입력 2021. 08. 01. 08:00 수정 2021. 08. 0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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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SOS]주택연금 해지 때 유의할 점은
올해 상반기 기준 주택연금 해지건수가 2098건을 기록했다. 집값이 뛰면서 주택연금을 해지하는 사람도 증가했다. 사진 중앙포토.

서울 구로구 구로동 A아파트(전용면적 108㎡)에 사는 이모(74)씨는 요즘 집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는 2016년 아파트를 담보로 매달 180만원씩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지난해부터 서울 집값이 오르더니 이씨가 거주하는 아파트값(실거래가)도 지난달 초 12억원을 넘어섰다. 5년 전(5억 원대)보다 집값이 2.4배 뛴 셈이다. 만약 현재 시세로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면 월 수령액은 약 250만원으로 38% 많다.

이 씨는 “요즘 아들이 (집값 뛸 때) 집 팔아서 목돈으로 공기 좋은 곳에서 편하게 살라고 성화”라며 “아들 말대로 주택연금을 해지할지 아니면 유지하는 게 나은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집값 뛰니, 주택연금 해지 증가.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부부가 공시가격 9억원(시세 12억~13억원 수준)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한마디로 본인 집에서 살면서 평생 생활비(연금)를 받는 노후 대비책이다. 연금액은 가입 시점 가입자의 나이가 많고,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많아진다. 집값이 급등하기 전에 주택연금에 가입한 이들은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집값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주택연금을 해지하는 가입자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2931건으로 전년(1527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는 해지 속도가 불이 붙었다. 상반기(2098건)에만 해지 신청이 2000건을 넘어섰다.


‘해지 비용’과 ‘3년 생활비’ 따져 결정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주택연금을 깰 때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택연금을 해지하려면 그동안 받아온 연금은 물론 이자와 집값의 1.5% 수준인 초기 보증료까지 한꺼번에 돌려줘야 한다. 5년 반 동안 연금을 받은 이씨의 경우 해지 시 1억5000만원가량을 반환해야 한다.

또 일단 해지하면 3년간 가입이 제한 된다. 상당수 은퇴자는 일시적으로 소득 공백기를 겪을 수 있다. 적어도 3년 동안 주택연금을 대신할 생활비를 마련한 뒤 해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3년 뒤 재가입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그동안 집값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어서면 가입할 수 없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선 시세차익만 따져 (주택연금을) 성급하게 해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지 비용과 생활 자금이 충분치 않으면 살던 집을 팔고, 주택 규모를 줄여 이사해야 한다”며 “고령인 만큼 새로운 거주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연금에 가입한 집도 집값이 오르면 추후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공사 관계자는 “연금 수령자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한 뒤 연금액을 제한 나머지를 상속인에게 돌려준다”며 “이때 집값은 주택연금 종료 시점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상승분이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집값이 오르면 상승분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주택연금 정산 시점에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해 연금 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하더라도 상속인에게 청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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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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