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물량이 2조원어치?.."코로나로 인삼산업 뿌리째 흔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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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에 재고 수삼만 3000t
국내 인삼 산업이 위기에 놓였다. 재고는 쌓이고 가격은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삼시장을 직접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게다가 소득이 줄면서 건강기능식품을 살 여유도 없어진 게 요인이라고 한다.
30일 충남도와 금산군 등에 따르면 인삼의 고장으로 불리는 금산지역 저온창고에는 현재 약 3000t의 인삼(수삼)이 쌓여있다. 인삼은 창고에 2개월 이상 보관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금산에서는 국내에서 생산된 인삼의 73%(8500t)가 유통된다. 인삼 가공회사 등이 농가와 계약 재배하는 물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삼은 대부분 금산에서 거래된다.
금산수산센터에서 거래되는 인삼 도매가격(4년근 10뿌리 750g 기준)은 2019년 5월 4만4000원에서 지난해 5월 3만4100원, 지난 5월 2만8000원으로 하락을 거듭고 있다. 2년 사이에 가격이 36.4%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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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가격도 36% 하락
인삼 시장이 이렇게 된 데에는 코로나19가 영향을 줬다고 한다. 코로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인삼이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명 브랜드의 홍삼제품 등 일부 가공제품은 매출이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거래 위주인 시장을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인삼시장 침체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C인삼공사 인삼 제품 재고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3335억원이었다. 여기에다 전국 11개 인삼농협 인삼(홍삼)제품은 지난 5월 기준 1895억원 상당인 으로 나타났다. 국내 창고 곳곳에 쌓여있는 인삼 제품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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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삼시장 발길 뚝
금산수삼센터 김관엽 대표는 “농수축산물 구매 방식이 대면·방문 구매에서 비대면·온라인 구매로 바뀐 데다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금산수산시장을 비롯한 인삼시장을 찾는 고객이 급감했다”며 “전체적으로 수삼 등 인삼 소비가 줄었고, 이게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여기다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가계소득 감소로 이어졌고, 건강기능성 식품을 구매할 여유가 줄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충남도는 “최근 건강기능식품이 비타민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고, 소포장 인삼 제품이 많지 않은 점, 인삼의 부작용이나 잔류 농약을 걱정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는 점 등도 인삼 소비 감소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충남도는 인삼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우선 충남 인삼 팔아주기와 대형마트에서 충남 인삼 홍보·판촉 행사 등을 열기로 했다. 충남도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농사랑’을 통한 판매 확대, 농특산물 TV 홈쇼핑 참여 지원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대전에 위치한 광역직거래센터 ‘충남 로컬푸드 파머스 161’에서도 인삼을 취급하고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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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등에 인삼 급식해야"
충남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삼 재배농가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인삼 유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유통 체질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 인삼농협 관계자 등은 "학교와 군 부대 급식에도 인삼을 사용하는 등 소비처를 다각도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금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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