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8월 한미훈련, 남북관계 앞길 흐리게 할 것"

곽희양·박은경 기자 2021. 8. 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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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묘를 방문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오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남북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 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며 남측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1일 밝혔다. 최근 남북통신선 복원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경솔하다”고 했다.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할 경우 남북통신선 복원 이후 한국 정부가 기대하는 남북, 북·미관계 개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부장은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하면서 “나는 분명 신뢰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수뇌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연습을 벌려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후반기 한·미훈련의 시기·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부부장은 또 지난달 27일 남북통신선이 13개월여 만에 복원한 것에 대해 “지금 남조선 안팎에서는 나름대로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하고 있으며, 북남수뇌회담(남북정상회담)문제까지 여론화하고 있던데 나는 때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통신연락선들의 복원에 대해 단절되였던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것 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달지 말아야 한다”며 “섣부른 억측과 근거없는 해석은 도리여 실망만을 가져올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부부장은 지난 3월에도 상반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대남 대화·교류 업무 담당 기구 정리 등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부부장의 담화문에 대해 “무슨 뜻인지 (북측의 의도를)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신연락선 복원 결단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측에 한반도 정세 반전의 기회에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한반도 국면의 진전은 남북 대화에 이어 북·미 대화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간 군사훈련을 실시하면 남북 대화도, 북·미 대화도 더 늦어진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곽희양·박은경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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