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도 방류도 필요없는 '무방류 화장실', 등산객 '구세주'로 등장
[경향신문]
산에 오르다가 용변을 봐야하는 경우 등산객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요 등산로 등에 화장실을 설치하지만, 이들 화장실에 쌓인 분뇨를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계곡등에 무단 방류할 수도 없고, 수거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사로 ‘무방류 화장실’이 등장하고 있다.
‘무방류 화장실’은 분뇨와 오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처리하도록 만들어진다. 생물학적으로 분뇨와 오수를 처리하기 때문에 방류물질도 발생하지 않고, 수거할 필요도 없다. 지속적 사용이 가능한 화장실 시스템이다.
충청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충남 예산군 덕산도립공원 내 등산로에 ‘무방류 순환 수세식 화장실’ 2개를 설치, 2일부터 탐방객에게 개방했다.
산림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오수의 계곡 유입과 분뇨 수거 등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생태계와 자연·문화 경관을 보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생물을 이용해 분뇨와 오수를 처리하고 나면 물이 발생하는데 이 물을 화장실 운영해 다시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아주 좋다”면서 “화장실 악취도 크게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산림자원연구소는 탐방객이 주로 이용하는 3번 탐방로 주변에 무방류 화장실 2개를 설치했다. 산림자원연구소는 장애인·노인·임산부도 화장실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BF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화장실을 설계했다.
덕산도립공원 내 9개 탐방로에는 현재 재래식 공중화장실 2개와 수세식 공중화장실 2개가 설치돼 있다. 이들 화장실의 분뇨와 오수는 정기적으로 수거를 해야하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
보통 등산로 등에서는 많은 등산객에 비해 화장실이 부족하다 보니 주변 민가의 화장실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노상 방뇨를 일삼는 사례가 발생한다. 재래식 화장실의 경우에는 노후화, 악취 등의 문제로 탐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때문에 최근 ‘무방류 화장실’을 등산로 주변에 설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산림자원연구소는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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