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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만능주의 경계..감평사 검증·조정 적정가 산정 필요" [헤경이 만난 인물-양길수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

입력 2021. 08. 0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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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실거래가가 전부는 아닙니다. 실거래가는 개개인의 특수한 사정이 반영돼 적정가격보다 높게도, 낮게도 나올 수 있는 거죠. 적정가격을 산정하려면 과거·현재·미래가치가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평가는 감정평가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양길수(56)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실거래가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부동산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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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건설회사 등 거쳐 늦깎이 입문
지난 3월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 취임
공정성 강화·업무 독립성 확보에 주력
부동산 정책 지원 여건 조성에도 만전
공시가 반발, 제도 발전과정의 진통
정확한 평가로 국민적 신뢰구축 최선
유동성 확대·주거 불안감 탓 집값요동
허위신고 등 시장교란 피해방지 한몫
양길수 회장이 걸어온 길 ▷1965년 대구 동구 출생 ▷대구 덕원고 ▷고려대 농업경제학과 ▷감정평가사(10기) ▷평화재단 기획위원 ▷국세청 재산평가심의위원회위원 ▷기획재정부 공기업 경영평가단 위원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한국부동산연구원 이사장 ▷한국감정평가사협회 회장

“부동산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실거래가가 전부는 아닙니다. 실거래가는 개개인의 특수한 사정이 반영돼 적정가격보다 높게도, 낮게도 나올 수 있는 거죠. 적정가격을 산정하려면 과거·현재·미래가치가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평가는 감정평가사만이 할 수 있습니다.”

양길수(56) 한국감정평가사협회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실거래가 만능주의’를 경계하며 부동산 감정평가사의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시세를 높이려고 실거래가를 허위로 신고하는 시장 교란 행위가 나타난 상황에서 감정평가사가 실거래가를 검증·조정하는 역할을 하면 실수요자들이 비정상적인 가격에 집을 사는 등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양 회장은 “감정평가사는 공시가격 산정을 비롯해 정부의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지원한다”면서 “국가가 부여한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 각종 정책과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학(고려대 농업경제학과) 졸업 후 공직, 건설회사 등을 거친 양 회장은 1999년 제 10회 감정평가사 시험에 합격하면서 뒤늦게 감정평가사의 길에 뛰어들었다.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에 이어 올해 3월 제 17대 감정평가사협회장에 오른 양 회장은 올해로 감정평가 경력 22년차다. 다음은 양 회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3월 협회장 취임 이후 어떤 활동에 주력했나.

▶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감정평가사법 개정안을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감정평가의 공공성을 법에 명시하고 의뢰인 등 외부의 개입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지난 6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원할 여건을 조성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공시지가 이슈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했다. 보상시스템을 개선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사 역할을 정립하고자 노력했다. 아울러 수년간 ‘업역 갈등’을 빚었던 한국부동산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오랜 갈등을 정리했다. 부동산원은 부동산 시장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잘 수행하고, 감정평가업계는 감정평가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 협회장 취임 전,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에게 공시가격 정상화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전달했나.

▶하나감정평가법인 대표이사 자격으로 지난해 12월 15일 정세균 총리를 면담했다. 당시 국민의 관심이 높았던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과 관련해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있을 수 있으니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를 운용할 때 조세형평성과 국민 재산권 보호라는 두 측면을 모두 고려해달라’고 요구했고, ‘국가 부동산 정책 전문가인 감정평가사의 역할을 확대해 달라’는 건의도 했다. 또 ‘담보대출 과정에서 금융권의 무분별한 자체 감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려면 제도 보완이 필요하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감정평가사와 금융권이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 공시가격 급등으로 커진 국민의 반발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 국민들은 집값이 상승한 상황에서 공시가격 현실화율 추진으로 세금 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한다. 30여년 이어져 온 공시가격 조사·평가와 산정이 크게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시가격에 중대한 흠이 있다면 이의신청을 비롯한 법적 절차로 바로 잡을 수 있다. 사실 공시가격 논란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공시제도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통이라 생각한다. 공시가격을 조사할 때 다양한 자료를 이용하고 정확한 평가로 국민적 신뢰를 쌓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최근 부동산이 과열된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 집값은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 전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와 주거 불안감 증대, 수도권 인구 집중이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고 생각한다.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신규 주택 선호도도 여전히 높다.

특히 급등한 집값에 불안감을 느낀 무주택자가 주택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긴 어렵다. 앞으로 정부의 공급확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야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로 부동산 투기 현상은 줄어들겠지만, 일부 실수요자의 추격 매수 현상은 안타깝다.

- 감정평가사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 실거래가 허위 신고를 비롯한 시장 교란 행위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감정평가사가 실거래가를 검증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면 부동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감정평가사가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 진출해 정책과 제도 개선에 참여하는 방안도 좋은 대안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부동산거래분석원이나 부동산감독원이 신설되면 감정평가사의 역할도 확장될 것이다.

- 협회 차원에서 앞으로 추진할 사업이나 진행 중인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 감정평가사의 공정성 강화와 독립적 업무환경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감정평가의 핵심 기능을 강화해 감정평가가 부동산 시장의 중심을 잡고 금융건전성을 확보하고 국민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식재산에 대한 평가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고자 감정평가 실무기준을 개선하고 관련 전문가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기술과 무형자산에 대한 신뢰성 있는 평가 기반을 조성할 것이다. 현재 리츠 등 부동산 투자의 사업성 평가를 강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협회 내 미래전략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신설해 중장기적 산업발전 전략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 협회가 추진하는 ‘한국부동산원 소속 감정평가사의 경력 인정’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 부동산원과 금융권 등에 있는 감정평가사의 업무를 감정평가 ‘관련 경력’으로 인정할지를 놓고 논의가 있다. 경력 인정 범위를 넓히면 감정평가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감독기관과 구성원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시간을 두고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 감정평가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방안은 무엇일까.

▶ 공공성을 지닌 가치평가 전문직인 감정평가사는 다른 전문자격사와 달리 의뢰인을 위해서만 일하지 않는다. 의뢰인과 이해당사자 사이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감정평가를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정평가사의 독립성이 확보돼야 한다. 협회는 감정평가사가 의뢰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감정평가를 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해 왔고, 의뢰인을 대신해 감정평가사를 추천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자율적인 사전심사제도를 통해 감정평가의 품질과 신뢰도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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