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왕좌 탈환했지만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

입력 2021. 8. 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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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D램·낸드플래시 시장 호황을 업고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97억달러(약 22조7200억원)로 인텔이 벌어들인 196억달러를 앞섰다.

이후 5분기 연속 1위를 수성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하면서 2018년 4분기 다시 인텔에 왕좌를 내줬고, 인텔은 올 1분기까지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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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D램·낸드플래시 시장 호황을 업고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97억달러(약 22조7200억원)로 인텔이 벌어들인 196억달러를 앞섰다. 2018년 4분기에 인텔에 반도체 왕좌를 내준 이후 10분기 만의 쾌거다.

삼성과 반도체 종가 인텔 간 ‘왕좌의 게임’ 승부를 가른 건 메모리 시황이었다. 인텔은 PC 시대가 개막하면서 1993년 이후 줄곧 1위를 지켰다. 하지만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을 타고 삼성전자는 2017년 3분기에 분기 기준 첫 1위를 시작으로 그해 연간 매출 1위에 올랐다. 이후 5분기 연속 1위를 수성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침체하면서 2018년 4분기 다시 인텔에 왕좌를 내줬고, 인텔은 올 1분기까지 1위를 지켰다.

어렵게 1위 자리를 탈환했음에도 삼성전자는 마냥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보복) 소비와 고공행진하고 있는 반도체 가격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경영공백으로 주춤한 사이 인텔 등 경쟁 업체의 기세가 무섭다. 인텔은 2025년까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 선두자리를 되찾겠다고 공언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두 곳을 신설하기 위해 200억달러 이상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자국 중심의 글로벌공급사슬(GVC) 구축에 나서면서 인텔에 힘이 살리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중앙처리장치(CPU) 위주의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참여를 선언하면서 고객사로 이미 퀄컴, 아마존 등을 확보했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에 171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가 되겠다는 삼성의 계획이 도전받게 됐다. 여기에 기존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가 미국에 2024년까지 추가로 128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시동을 건 반도체 3차 대전환이 본격화하면 1990년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도 반도체 패권을 지키기 어려워진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성과 인텔의 1위 싸움은 결국 초격차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갈릴 것이다. 미국은 이 싸움을 지원하기 위해 얼마전 반도체 제조 분야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미국혁신경쟁법’까지 통과시켰다. 이에 비하면 우리 정부의 지원은 아직 초라하다. 국운이 달린 반도체대전에서 기업과 정부는 한 몸이 돼 2인3각의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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