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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3백여 명 사망·실종 中 정저우에 델타 변이까지..美·中 설전

김민성 입력 2021. 08. 03. 17:48 수정 2021. 08. 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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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징광 지하차도 (출처: 유튜브)



중국 중부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시에서 발생한 폭우로 징광 지하차도가 잠겼습니다. 차량 2백여 대가 물에 침수된 모습이 비가 그치자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이 지하차도에서만 운전자 등 6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침수된 정저우 도심 (출처: 바이두)


■ 사망자 302명, 실종자 50명…'100년 만의 폭우'

정저우에는 지난달 17일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렸습니다. 나흘 동안 내린 비가 750밀리미터를 넘어 1년 전체 강수량 640밀리미터 보다 많았습니다. 지하철은 침수되고,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습니다.

이 같은 '백 년 만의 홍수'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허난성 전체 사망자는 302명, 실종자는 50명입니다. 이 가운데 정저우시에서만 292명이 숨졌고 47명이 실종돼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가 대부분 정저우시에 집중됐습니다.

물에 잠긴 정저우 지하철역 (출처: 바이두)


사망 원인별로는 홍수로 189명이 숨졌고, 주택붕괴로 54명이 숨졌습니다. 특히 지하철 5호선이 침수되면서 14명의 사람들이, 징광 지하차도에서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중순 독일 등 유럽을 휩쓴 폭우 때보다 인명 피해가 훨씬 커졌습니다.

■ 이번에 미얀마발 '델타 바이러스'…정저우시 핵산검사

유원지 폭우 피해를 복구하기도 전 델타 바이러스가 정저우를 강타했습니다. 어제(2일) 하루 정저우시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13명, 무증상 감염까지 합하면 63명에 이릅니다. 이에 따라 정저우 시민 1,000만여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핵산검사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또 폭우로 개장을 미뤘다가 비가 그치면서 개장 날짜를 잡았던 정저우 테마파크 등 놀이시설 등은 개장을 또다시 연기했습니다. 언제 재개장할지는 미지숩니다.

정저우시 코로나 검사 (출처: 바이두)


정저우시의 델타 변이는 현재 장쑤성 난징 국제공항과 후난성 장자제와는 다른 미얀마 발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11일과 18일 미얀마 양곤을 출발해 정저우에 도착한 CA906편에서 각각 9건과 7건의 해외유입사례가 발견됐습니다. 확진자들은 정저우시 제 6인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청소직원과 의료진, 입원환자들이 감염됐습니다. 모두 델타 바이러스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비롯된 확진자가 매일 늘고 있는 것입니다.

■ 중국 국무원, 폭우피해 조사반 편성…"자연재해 과소 평가 안 돼"

폭우 피해에 '델타 변이' 후폭풍까지 직격탄을 맞은 정저우시를 포함한 허난성에 대해 중국 국가 최고 권력 집행기관이자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이 폭우 피해 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습니다.

2015년 양쯔강 선박 전복 사고 (출처: 텅쉰)


2015년 6월 1일, 중국 어린이날. 우리에게는 양쯔강으로 잘 알려진 창장에서 여객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450여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데 396명이 숨지고, 46명이 실종됐습니다. 당시 날씨 그 때문으로 벌어진 사고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즈는 이번 정저우의 폭우 피해가 양쯔강 여객선 전복 사고 이후 가장 치명적인 사고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가장 많은 비가 내렸을 당시인 지난달 20일은 물론 다음날까지 정저우 시민들에게 폭우로 인한 적색경보가 발령됐다는 사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도 전했습니다.

사고 발생 지하철 이동 모습 (출처: 유튜브)


중국 국무원이 허난성 폭우피해 조사 테스크포스를 꾸리는 것은 '큰 인명피해와 재산상 손실을 초래한 대형 재난에 중요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대학교수는 " 경험하지 못한 자연재해를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관련 대응과 빠른 조치는 사상자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태스크포스 구성의 의미를 중국 매체에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언제 마무리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습니다.

■ 헌화하는 발길 이어져…'헌화가 무섭나'

정저우시 지하철역에 놓은 꽃들, 바닥에는 720이 새겨져 있다. (출처: 바이두)


지난달 20일 악몽의 지하철 사고가 일어나고 희생자들이 늘면서 정저우시 지하철 역에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시민들을 위해 꽃다발이 놓이고 헌화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너와 함께한 6년이 즐거웠어. 부디 폭우 없는 천국으로 가길 원할게."라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도 꽃다발과 함께 놓였습니다.

가림막에 둘러쌓인 헌화 장소 (출처: 웨이보)


그러나 헌화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가림막이 설치됐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헌화가 무서우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홍콩의 매체가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외신기자 괴롭힘, 협박…美 "깊이 우려" vs 中 "근거 없는 비난"

이미 여러 차례 보도가 됐지만, 정저우의 피해 상황을 전 세계로 알리려는 외신 기자들은 취재과정에서 성난 군중들에 둘러싸여 취재할 수 없었고 일부 기자들은 봉변까지 당할 뻔했다는 사실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지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왜 중국을 망신주려 하느냐?', '중국을 먹칠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비단 외신 기자뿐 아니라 일부 중국 매체 기자들도 정저우 시민들로부터 "왜 취재를 하느냐"라는 항의를 받으며 사진이나 동영상을 삭제해야 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정저우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독일 베링거 기자 (출처: 베링거 기자 트위터)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 발생한 폭우 피해를 취재하는 외국 특파원들을 향한 협박과 괴롭힘이 이어지는 일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근거 없는 비난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관련 성명을 거부했습니다.

중국 중부, 황하 아래에 자리 잡은 정저우시. 여름철 예상치 못한 엄청난 폭우에다 폭우가 그치기 무섭게 불어닥친 델타 바이러스, 취재 과정에서 외신기자와 시민들의 마찰로 미국과 중국의 설전이 오가는 등 2021년 여름 이래저래 세계인들의 이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민성 기자 (ki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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