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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경로 이탈로 사면초가에 놓인 안철수

조문희 기자 입력 2021. 08. 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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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없이 경선 배터리 채운 국민의힘
흡수통합 우려에 '독자출마' 띄우는 국민의당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윤 전 총장의 이탈로 양당 구도로 대권 판도가 재편되면서 제3지대의 존재감이 급속도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을 업은 국민의힘은 합당을 몰아붙이려는 기세다. 이에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을 꺼내들며 배수진을 치는 모습이다. 사면초가에 처한 안 대표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3일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 조기 입당의 최대 피해자는 안철수 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때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은 공개 회동을 통해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라며 연대를 강조했으나,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하면서 사실상 안 대표 홀로 제3지대에 남게 됐다. 안 대표로선 윤 전 총장과 함께 제3지대에서 중도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시나리오를 예상했지만 실현되기 어려워진 셈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6월16일 국회에서 회동하는 모습 ⓒ시사저널 박은숙

尹 업은 국민의힘의 합당 독촉…어긋나는 국민의당

당장 주도권을 쥐게 된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에 합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협상 시한을 8일로 못 박고 공개 압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번 주(2~8일)가 합당의 분수령"이라며 "국민의당에 빠른 합당 결의를 부탁한다. 이것을 거스르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안 대표가 타이밍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11월쯤 가서 단일화하겠다고 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당에 대한 국민의힘의 자신감은 '배터리 그림'으로도 확인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준비 상태를 의미하는 해당 그림은 지난 2일 윤 전 총장의 정식 입당식 이후 끝까지 채워졌다. 윤 전 총장의 입당만으로 경선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안 대표 없이도 경선을 치를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이자, 안 대표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안 대표와 국민의당 쪽에게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의 태도는 위압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합당 시한을 일방적이고 공개적으로 정해 버리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 사고"라고 꼬집으며 "이준석 대표가 우리 지지자들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가 돈과 조직이 없지 '가오'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해 이 대표와 함께 회의장 배경막에 있는 '로딩중' 그래프에 배터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 시사저널 이종현

'安 독자출마' 배수진 친 국민의당, 통할까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에 흡수 통합되는 식으로 비춰질 수 있고, 합당의 시너지마저 빛바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 이미지를 유지하려면 합당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게 국민의당 분위기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야권의 외연확장을 위해 안철수의 역할이 다시 필요하다"며 "안철수가 대권후보로 출마해서 그런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가 독자행보를 고수하더라도 존재감을 다시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야권 단일화 후보 자리를 내어준 뒤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는 한 자릿수 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제3지대론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은 여론밖에 없는데, 지지율이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향후 행보에도 탄력이 붙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안 대표가 전향적으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선택하더라도 장밋빛 전망이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12명으로 불어난 국민의힘 대선주자 대열에 안 대표가 합류한다면 '동네 북'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유승민 전 의원이나 홍준표 의원 등 자강 후보들의 견제를 받는 동시에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밀려 당 경선에서 낙마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 경우 안 대표의 정치 생명에는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양당 지도부가 합당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합당 논의가 재개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합당 시한으로 못 박은 오는 8일이 지나면 그 가능성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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