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앙일보

목함지뢰 6년, 두 다리 잃은 하재헌 중사..칠곡에서 우뚝 서다

김윤호 입력 2021. 08. 04. 10:20 수정 2021. 08. 04. 12:45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지난 3일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자신의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 중사는 의족을 한 상태다. 경북 칠곡군

하재헌 예비역 중사, 칠곡서 호국영령 추모
‘목함지뢰 영웅’으로 불리는 하재헌(27) 예비역 육군 중사가 북한 목함지뢰 도발 6주기(4일)를 맞아 경북 칠곡군을 찾았다. 두 다리를 잃은 자신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관람하고,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로 희생된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칠곡군은 낙동강 전투가 벌어진 6·25전쟁 최대 격전지다.

두 다리를 잃고, 휠체어를 타고 있는 모습을 한 하 중사 그림은 유화다. 국가를 위한 그의 희생정신과 전우애에 감동한 칠곡군도시재생지원센터 이윤경 사무국장이 그렸다. 그림은 지난 3일부터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전시 중이다.

수색 작전 중 북한 목함지뢰로 다리 잃어
하 중사는 이날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북한 목함지뢰 도발 사건을 관람객에게 설명했다. 그는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로 두 다리를 잃었다. 그는 사고 직후 "난 괜찮으니, 차분하게 대응하라. 동료들은 어떠냐"고 하는 등 강한 전우애로 감동을 줬다.

하 중사는 두 다리가 잘려나가는 아픔에도 좌절하지 않고 23차례 수술과 재활 끝에 조정 선수로 변신했다. 2019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장애인 국가대표 조정 선수로도 활약 중이다.

'목함지뢰 사고'로 부상당한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2019년 한 조정대회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하 중사는 국가보훈처가 내린 공상(公傷) 판정을 전상(戰傷)으로 바꿔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6·25전쟁으로 산화한 호국영령에 대한 헌화, 추모의 시간을 가진 뒤 "두 다리를 잃은 충격으로 한때는 정신과 약을 먹을 만큼 절망에 빠졌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며 “군 복무 시절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켰지만, 앞으로 국민 희망을 지켜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024년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 중사와 칠곡군은 지난해 6월 인연을 맺었다. 칠곡군이 6·25전쟁 이후 70년간 대한민국을 지켜온 8인을 초청해 호국영웅 배지를 달아주는 행사를 열면서다.

당시 칠곡군은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66) 선장, 연평도 포격 당시 즉각 대응 사격으로 유명한 권준환(48) 예비역 해병 소령, 2004년 자이툰 부대 1진으로 이라크에 파병돼 한국대사관을 방어하고 파발마 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강문호(53) 예비역 해병 대령 등을 초청했다.

또 2002년 제2연평해전에서 왼손이 관통당하는 부상에도 사격을 멈추지 않은 권기형(39) 예비역 병장, 2010년 천안함 폭침 생존 장병으로 트라우마와 싸우며 전우의 희생을 알린 전준영(33) 예비역 병장, 2015년 DMZ 수색작전 중 목함지뢰로 중상을 입었지만, 전우애로 감동을 준 하재헌 예비역 중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호국 '어벤저스 8인'이 모인 행사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