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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엉터리 전력 전망이 에너지난 부른다

기자 입력 2021. 08. 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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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기온은 섭씨 35도가 보통이다.

전력예비율이 20%가 되도록 설계했는데 실제로 9%만 남았다면 발전설비가 부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에 따라 전력 수요가 감소한 것과 관공서 냉방 온도 제한까지 하면서 얻어진 수치이므로 실제로는 더 부족한 것이다.

전력예비율이 0이 된 것이 아니므로 전력 위기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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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요즈음 기온은 섭씨 35도가 보통이다. 아열대에 접어든 것 같다. 기후온난화가 더 진행되면 올여름이 그나마도 시원한 여름일 것이다. 앞으로 냉방용 전기는 절약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도 정부는 관공서의 냉방 온도를 제한했다. 전력 위기를 인정한 셈이다. 전력예비율이 20%가 되도록 설계했는데 실제로 9%만 남았다면 발전설비가 부족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에 따라 전력 수요가 감소한 것과 관공서 냉방 온도 제한까지 하면서 얻어진 수치이므로 실제로는 더 부족한 것이다.

전력예비율이 0이 된 것이 아니므로 전력 위기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여유 없이 빠듯하게 살아온 사람의 얘기다. 국가운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뤄진다. 저장할 수 없다. ‘배터리에 저장하면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하는 데 600조 원어치의 배터리가 필요하다면 그건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전력수급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30년 전력 수요는 113.2기가와트(GW)였다. 그런데 제8차에서는 100.5GW로 줄여놓았다. 원자력발전소 계속 가동도, 신규 건설도 못 하게 되니 발전 설비가 감소하는 것이다. 그만큼 설비를 늘릴 생각은 하지 않고 전력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우기는 것이다. 또한 탈원전 정책을 이행하느라 애꿎은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했고, 신한울 1호기 운영허가는 7개월을 지연했다. 신한울 3·4호기는 건설을 중지시켰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수립된 제8차와 제9차 계획에 신규로 들어간 설비는 대부분 이행력이 담보되지 않는 재생에너지 설비다. 부지도 사업자도 결정되지 않은 목표만의 물량을 잡아놓은 것이다. 이들은 변동성 설비로 피크 기여도가 낮다. 즉 우리가 전기를 필요로 할 때 전력을 생산해주지 않는다. 게다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불안정성은 1, 2년 내에 해결될 과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전력저장장치(ESS) 100조 원어치를 건설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전력설비계획은 모자라는 것보다는 남는 쪽이 낫다. 설비가 남는 경우에는 잉여 설비만큼이 사회적 손실이지만 부족할 경우에는 산업 영향과 국민 불편 등 사회적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데도 무모한 계획을 수립한 사람들이 있다. ‘전력설비가 남아돈다’는 주장을 한 사람이 있다. 전력 수급은 최대수요(전력 피크)를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다. 전력 피크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남는다. 그건 남는 것이 아니다. ‘피크 때 조금 절약하면 전력 설비를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시기가 가장 다급하게 전기를 필요로 할 때다. 참을 수도 없고 손실이 더 크다. 빈번히 ‘수요관리 위주의 전력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 더위에 절전할 수 있는가? 냉방 온도 제한을 국민에게 요구할 수 있을까? ‘한산모시 입으면 된다’던 사람은 지금 냉방기 꺼놓고 한산모시 입고 계신가?

정부는 절전이 큰 애국이나 되는 것처럼 캠페인을 벌이며 전력수급계획의 오류를 덮으려 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종식되고 경기가 회복되면 본격적으로 전력이 부족해질 것이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자랑하지 말고 국민과 기업이 전기 걱정 없이 살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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