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태양광 찾아라" 文 지시에 산업부 "비중 2.9% 아닌 11.1%"

김남준 입력 2021. 8. 4. 16:04 수정 2021. 8. 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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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숨어 있는 태양광 찾기에 나섰다. 전력 시장에서 거래하지 않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까지 정확히 산출하라는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서다.


“숨은 태양광 더하면, 발전량 3배”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도에 설치돼 있는 태양광 집적화 단지. 중앙포토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 시장에 참가하지 않는 숨은 발전량까지 모두 합하면 최대 전력 사용 시간(14~15시) 태양광 발전 비중은 총 전력 수요의 약 11.1%(10.1GW)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같은 시간대 전력 거래 시장 참가한 태양광 발전량과 비중(2.9%, 2.4GW)보다 모두 3배가 넘는 수치다.

차이가 발생한 것은 소규모 민간 발전이 많은 태양광 특징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은 석탄·원자력 발전처럼 전력시장 통해 공급하는 대규모 태양광(발전 용량 5.1GW)과 거래시장 통하지 않는 태양광으로 나뉜다. 전력 시장을 거치지 않는 태양광에는 한국전력과 전력구매계약(PPA) 통해 바로 직접 공급하는 태양광(11.5GW), 주택 지붕 등에 설치해 가정에서 바로 사용하는 소규모 태양광(3.7GW) 크게 2가지가 있다. 전력 시장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전력거래소 발전량 집계에 빠져 정확한 공급량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전력 시장 밖 태양광 발전량까지 더해야 진정한 태양광 발전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참모회의에서 “전력 시장 외 신재생 에너지 비율 정확한 추정방안 마련해 보라”고 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기대보다 낮다는 비판에 ‘숨은 태양광’ 찾기를 직접 지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부는 숨어 있는 태양광 발전량을 산출하기 위해 이미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태양광 이용률을 이용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15시 기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 평균 이용률은 48%였다. 이 이용률을 시장 밖에 있는 태양광 설비 용량에 그대로 곱해 발전량을 추계한 것이다. 여기에 한전에 직접 공급하는 태양광은 발전량을 5% 더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이 직접 계약한 태양광은 설비가 비교적 최신이라 발전 효율이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 효과에 피크 시간도 이동”

태양광발전에 따른 전력피크 이동.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정부는 태양광 발전 기여도가 높다는 사실은 최근 최대 전력 수요 시간대 변화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원래 여름철 전력 소비가 집중하는 시간은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14~15시다. 하지만 숨은 태양광 발전이 전력 시장 밖에서 전력 수요를 상당 부분 상쇄해, 실제 전력 시장에서 잡히는 최대 수요 시간은 14시~15시가 아닌 16시~17시대로 옮겨 갔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전력거래소가 밝힌 최대 전력 수요 시간대는 산업부 설명처럼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 16~17시나 17시~18시가 많다.


“피크 시간만 효과” 비판도
산업부 설명에도 태양광 발전의 전력 수급 기여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피크 시간대 전력 수요를 일부 흡수하는 효과는 있지만, 날씨가 흐리거나 해가 지는 저녁 시간대는 발전량이 적거나 불가능해 전체로 보면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열대야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저녁 시간에도 전력 소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 날씨가 흐려도 습도가 높아 냉방 기기 사용이 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업부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태양광 발전 비중은 피크 시간(14~15시)에는 11.1%까지 올라갔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는 16~17시(6.8%)에는 절반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흐리고 비가 오는 날(7월 5~7일)에는 피크 시간(5.7%)에서도 발전 비중이 낮아졌다.

전력 수요 예측이 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16~17시 최대 전력 수요는 89.6GW(예비율 12.8%)였다. 하지만 이는 전력 시장 밖에서 소비한 태양광 발전량은 뺀 수치다. 산업부가 추산대로 이 시간대 숨은 태양광 평균 발전량(4.7GW)을 더하면 실제 전력 수요는 94.3GW 올라간다. 올여름 최대 전력 수요 예측치 94.4GW(8월 2주 기준)에 근접한 수치다. 산업부가 추산한 숨은 태양광은 흐린 날까지 포함한 7월 전체 평균이라, 맑은 날 기준으로 하면 이미 최대 수요 예측치를 넘어섰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산업부 관계자는 “원래 전력 수요 예측은 시장 밖 태양광 사용까지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주로 시장 안 전력 수요를 기준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시장 밖 숨은 태양광 사용을 어느 정도 제외해 전망한 셈”이라고 해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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