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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에 기립박수 때 홀로 딴짓.. 北리영길 불경죄 처벌받나

김명성 기자 입력 2021. 08. 04. 16:19 수정 2021. 08. 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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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1차전군지휘관,정치일꾼강습회'에 참석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7월 30일 보도했다.참석자들이 기립 박수를 치는 가운데 리영길 국방상(북은 원) 혼자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노동신문 뉴스1

북한 리영길 신임 국방상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행사에서 모두 기립 박수를 치는 가운데 혼자 자리에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제1차 전군 지휘관·정치일꾼대회’ 관련 사진 48장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4면의 행사 폐막식 장면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주석단과 방청석의 참석자 전원이 기립해 박수를 치는 가운데 리영길 국방상은 혼자 고개를 숙이고 시선은 바닥을 향한 채 앉아 있는 장면이 공개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13년 1월 29일 방영한 제4차 당세포 비서대회 실황에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67) 당 행정부장이 김정은이 원고를 보고 있을 때 의자 팔걸이에 왼팔을 대고 삐딱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아래 사진 오른쪽에서 둘째), 김정은이 연설할 때 엉뚱한 방향을 응시하는(위 사진) 등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리영길 국방상이 남들보다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서는 과정에서 관련 장면이 포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에서 김 위원장 옆자리에 선 박정천 군 총참모장도 늦게 일어섰는지 양손으로 책을 잡고 서있는 모습이었다.

이유야 어찌 됐던 리영길 국방상은 임명 한달 만에 ‘1호 행사’에서 실수를 저지른 셈이 됐다. 고위급 탈북민 A씨는 “보도 전 엄격한 사전 검열을 하는 당 선전선동부가 많은 사진 가운데 문제의 장면을 당 기관지에 게재한 것이 단순 실수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나중에 두고 봐야 하겠지만 리영길 본인에겐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2015년 5월 13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들에 대한 긴급 브리핑에서 “북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최근 불경죄로 숙청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사진 빨간선 안은 지난 2015년 5월 4월 제5차 훈련일군대회에 참석한 현영철./연합뉴스

사회안전상(경찰청장 격)을 지내다 지난 7월 국방상에 임명된 것으로 확인된 리영길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군부 여러 요직에 올랐다가 해임되기를 반복하면서 부침을 겪었다. 리영길은 강원도 최전방의 5군단장 출신으로 2012년 12월 상장 진급 후 단 8개월 만에 대장을 달면서 고속 승진해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2월 갑자기 총참모장에서 물러나면서 처형된 것 아니냐는 정보기관 발 추측도 나왔다. 뒤늦게 총참모부 작전총국장으로 강등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듬해 다시 해임되면서 공식 석상에서도 1년이 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리영길은 지난해 10월 평양시 군민연합집회 주석단에서 호명됐고, 올해 1월 당 정치국 위원 및 사회안전상으로 임명됐다.

이렇게 처형설이 나돌 정도로 심한 부침을 겪었던 리영길이 국방상 임명 한달 만에 최고지도자에 대한 ‘불경죄’로 몰릴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향후 그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여러명의 고위층이 불경죄로 숙청된 전례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은 2013년 1월 열린 ‘4차 당세포비서대회’에서 김정은의 연설을 듣지 않고 다른 곳을 응시하거나 삐딱한 자세로 앉은 장면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장성택은 그해 12월 ‘반당반혁명분자’로 숙청됐고, 그의 죄명에는 최고존엄에 대한 ‘불경죄’도 포함됐다.

북한군 서열 2위였던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2015년 5월 군 행사에서 졸고 김정은의 지시에 말대꾸를 하는 등 불경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처형됐다. 2016년 7월 김용진 내각 부총리는 김정은이 참석한 회의에서 안경을 닦는 등 자세불량을 이유로 처형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당국은 2016년 이후 북한에서 고위 인사에 대한 처형은 대거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노동당 전원회의를 비롯해 수시로 진행하는 회의 때마다 당·정·군의 간부들을 교체를 통해 고삐를 죄고 있다. 특히 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인한 경제난 속에서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기강해이를 지적하며 연일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일 사설에서 “간부가 된 것을 타고난 팔자처럼 여기면서 당성 단련을 게을리하고 혁명화 불도가니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는다면 사상적으로 부패 변질해 나중에는 당도 인민도 몰라보는 ‘반당 반혁명’의 길로 굴러떨어지게 된다”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김정은은 올해 상반기에만 전례 없이 당 전원회의를 3차례 개최하며 간부들에 대한 숙청을 단행하기도 했다. 올해 1월 당 8차대회에서 고위급 간부들의 비리 감찰을 전담하는 부서인 ‘규율조사부’를 설치했다. 지난 1월 임명된 김두일 당 경제부장은 공개 비판을 받고 한 달 만에 교체됐고, 박태성 당 선전선동 비서 겸 부장도 임명 2개월 만에 사라져 실각·숙청설이 나온다. 특히 지난 6월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등 고위간부들을 무더기로 해임하기도 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공포정치가 재개된 상황에서 리영길이 다시 실수를 한다면 가중처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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