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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언론 망하게 해야" 발언에 "민주주의자 맞나"

조현호 기자 입력 2021. 08. 04. 18:22 수정 2021. 08. 0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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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잇달아 극단적 표현 "언론에 속아 광주피해자 2차가해 반성…독극물, 5배도 약해, 망하게 징벌"
기자협회장 "막말에 가깝다" 방송기자연합회장 "민주주의자의 생각 아냐" 언론노조위원장 "언론혐오를 제도화"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언론 혐오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언론에 5배의 징벌적 배상 책임 조항을 넣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5배도 약하다”며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력한 징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최근 잇달아 언론에 이 같은 입장을 내놓아 언론계의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2일 충북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문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언론 5배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관련해 본인의 언론관을 말씀해해달라'는 질의에 “언론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제4부이자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핵심적인 제도”라며 “대의민주주의하에서는 주권자들이 정치적 판단을 할 때 정확한 정보가 주어져야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가짜뉴스 퍼뜨리면서 대의민주주의의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을 흐려서 자신의 사적 부당한 이익을 추구한다면 민주주의를 위해 보호하라고 주어진 특권을 민주주의 질서를 해치는데 악용하는 것 아니겠냐”며 “(언론의 자유를) 보호받는 집단이 보호를 이용해서 보호하는 주체를 공격하는 것이라서 이는 중대범죄에 해당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지사는 자신이 1980년대 공장을 다니면서 TV에 나온 전두환 장군 찬양 방송과 언론보도에 속아 광주의 억울한 피해자들을 폭도라고 비난하는 2차 가해에 가담한 것을 언론의 피해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대학에 와보니 정반대였다는 알게 됐다며 그 덕에 제 삶을 방향을 바꾸게 됐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거기에 속아서 언론의 노예가 됐겠느냐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팩트를 고의적으로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명백한 가짜뉴스를 사적 이익을 위해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반드시 제재해야 하는데, 지금같은 방식으로는 도저히 안되니까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지금 5배도 너무 약하다. 고의적으로 악의적으로 가짜뉴스를 내면 언론사가 망하게 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징벌을 해야 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민주주의 체제를 본질적으로 훼손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 그럴 일이 없지 않느냐. 그런 데 그런 사람이 가끔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일 충북지역을 방문회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MBC충북 영상 갈무리

이 지사는 앞서 지난달 22일 유튜브 김용민TV에 나와서도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그는 자신의 80년대 공장노동자 시절 언론에 속아 광주피해자에 2차가해를 하고, 호남비하 발언을 자신의 입으로 하는데 가담한 사실에 반성한다며 “그 후에도 지금까지 언론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조금만 잘못해도 문제 삼고, 기업을 유치해서 공공기업 하게 했다고 해서 특혜라고 하고 수사한다고 망신주고 의심받게 하는 등 이런 짓들을 수없이 많이 당해서 저는 언론개혁이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언론자유가 가짜뉴스를 만들어 주권자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공해를 넘어 독극물이다. 우물의 독극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를 악용해서 가짜뉴스로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 엉터리 (기사로)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지 않느냐”며 “대의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하는 독극물 같은건데, 통제할 방법이 없다. 잘못했다고 해도 500만원이하로 배상하니 언론이 너무 교만해졌다”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명백히 증명되는 고의적 가짜뉴스, 가짜 왜곡뉴스에 대해서는 징벌배상해야 하는데, 3배 해봐야 300만원이면 900만원 밖에 안된다”며 “매출액 기준 몇배 이렇게 배상판결(하도록) 해서 악의적으로 가짜보도 하면 회사가 망할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징벌배상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러니까 언론들이 날 싫어하죠”라며 “작년에 했어야 하는데,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언론계에서는 민주주의자에 입에서 나올 얘기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을 망하게 하고, 벌줘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 크다면) 형식적으로는 맞는 얘기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세상일을 그렇게 처리하려는 방식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성 회장은 “망가뜨리고, 못하게 하고, 말도 못꺼내게 하고, 오보냈다고 행정과 국가가 개입해서 언론을 망하게 한다는 나라가 정상 국가인가”라며 “그런 사회는 통제된 국가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성 회장은 “그런 얘기가 지지자에게는 후련할 수는 있으나 역사적으로 어떤 사람이 그런 일을 했는지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어떤 나라에서 그렇게 했느냐. 언론을 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며, 민주주의자로서 할 생각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왜 이렇게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지를 두고 성 회장은 “본인을 언론피해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형수문제, 김부선 문제 등의 언론보도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언론을 없애야겠다는 발상을 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도 이날 통화에서 “언론의 속성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언론울 망하게 하겠다는 것은 막말에 가깝다”며 “증오감에서 나오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2일 유튜브 김용민TV에 출연해 언론사를 망하게 할 만큼 강력한 징벌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김용민TV 갈무리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4일 SNS메신저 답변을 통해 “면책특권 뒤에 숨어 아니면 말고 식으로 검증되지 않은 허위조작정보를 가장 많이 유포하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며 “유튜브나 SNS를 통해 노골적인 허위사실을 지지자들에게 마구 유포하고 있지만 제재수단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왜곡이라는 말이 얼마나 자의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각 후보진영이 펼치고 있는 마구잡이 네거티브식 공격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며 “허위조작 정보의 최초유포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언론인가, 정치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검증없이 집권당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조항을 삽입해서 언론을 공격하듯 입법하는 게 정상인가”라며 “개정안의 대부분 조항이 우리가 쌓아온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 확대라는 장고한 역사의 흐름, 민주화 과정의 대의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이번 개정안은 민주정당, 자유주의 정당이라면 제정해서는 안되는 법안”이라며 “이명박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이 이런 법률을 만들었다면 민주당이 찬성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포장은 언론피해자 구제를 내세우지만 내용은 언론혐오를 제도화하는 시대착오적 안”이라며 “이 법안이 현실화되면 권력감시 기능의 위축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국민적 피해가 언론피해자 구제로 인한 이익과는 비교도 안되게 커지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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