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예측 '액체 금속 전자 구조' 한국 물리학자들이 찾았다

김민수 기자 2021. 8.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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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이지만 수은처럼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액체 금속은 형태가 자유자재로 바뀌어 전자 구조를 설명하기 매우 까다롭다.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론 모델로 설명되던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실험에서 처음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하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5일자(한국시간)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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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 초전도 현상 메커니즘에 실마리 제공 기대
바닥 부분에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물질은 결정 고체를 나타낸다. 그 위에 불규치적으로 분포하는 액체 금속은 표면 도핑된 알카리 금속 원자들이다. 김근수 교수 제공.

금속이지만 수은처럼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액체 금속은 형태가 자유자재로 바뀌어 전자 구조를 설명하기 매우 까다롭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필립 앤더슨과 네빌 모트 등이 1960년대 이론 모델을 고안했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실험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었다. 전자 구조란 물질 속 전자 파동의 에너지와 운동량의 상관관계를 의미하며 전자 구조를 바탕으로 물질의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설명한다.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론 모델로 설명되던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실험에서 처음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하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5일자(한국시간)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확장시키면 고온 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초전도 현상은 절대온도 0도(영하 약 273도)에 가까운 극저온 상태에서 갑자기 전기저항이 사라지는 물리적 현상으로 과학자들은 극저온보다 높은 온도 환경(고온)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하려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고온 초전도 현상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에너지 손실 없이 전력을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액체 금속을 직접 측정하지 않고 결정 고체 위에 알카리 금속을 분사해 결정 고체와 알카리 금속 사이의 계면을 관측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먼저 검은 인으로 불리는 ‘흑린’이라는 결정 고체 표면에 나트륨·칼륨·루비듐·세슘 등 알카리 금속을 뿌렸다. 알카리 금속으로 도핑된 흑린의 전자 구조를 측정한 결과 1960년대 앤더슨과 모트가 예측했던 뒤로 휘는 독특한 형태의 전자 구조와 ‘유사갭’을 발견했다.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경우 양자역학적 효과로 전자는 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갖는다. 반면 원자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경우 전자는 불완전한 에너지 간극을 갖는데 1968년 네빌 모트는 이 현상을 ‘유사갭’이라고 했다. 

결정 고체인 흑린의 전자들이 불규칙하게 분포된 알카리 금속의 원자들에 의해 ‘공명 산란’돼 액체 금속의 전자 구조와 같은 특징을 갖게 된 것이다. 공명 산란이란 물질 속 전자 파동이 특정 주파수를 가질 때 서로 다른 종류(이종)의 원자들과 충돌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김근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온 초전도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고온 초전도 현상의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 수송이 가능해 자기부상열차, 전력수급난 해결, 의료용 진단기기 혁신 등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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