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에 文동기 송두환, 이재명 무죄 만든 그 변호인

윤성민 2021. 8. 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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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송두환 법무법인 한결 대표변호사를 내정했다. 사진은 송 후보자가 지난 2017년 10월 검찰개혁위원장 신분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장관급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송두환 법무법인 한결 대표 변호사를,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송두환 후보자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이다. 2003년 김대중 정부의 불법 대북 송금 특별검사를 맡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명으로 2007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오르는 등 친여 법조인으로 분류된다. 문 대통령과 고(故) 조영래 변호사·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법연수원 동기다.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인 2017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앞장섰다.


인권위원장·외교원장, 이재명과 인연
송 후보자는 2019년 이재명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재판의 변호인이었다. ‘친형 강제 입원’ 의혹에 대해 이 지사가 방송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말했다는 혐의 등을 다투는 재판이었다. 당선 무효형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 지사가 상고심 단계에서 송 후보자를 변호인으로 영입했다. 이 지사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승범 후보자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 주요 자리를 거쳤다. 2016년부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달 열린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국가인권위원장에 송두환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왼쪽부터), 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행정안전부 차관에 고규창 기획조정실장,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이승우 재난협력실장,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 박기영 기획조정실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여한구 대통령비서실 신남방·신북방 비서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국립외교원장에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을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차관급인 국립외교원장에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을 내정했다. 이재명 지사와 가까운 홍 내정자는 이 지사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경기연구원의 이사를 현재 맡고 있다. 이 지사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발기인으로도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여한구 대통령비서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이 내정됐다. 전임은 유명희 본부장이다. 2019년 2월 통상교섭본부장에 오른 유 본부장은 한국인 최초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했지만, 중도 사퇴했다.

문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차관에 고규창 기획조정실장,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이승우 재난협력실장, 산업부 2차관에 박기영 기획조정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도 내정했다.

차관급 중엔 홍현익 내정자를 제외하면 모두 행정고시 관료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 후반기 안정을 위해 관료 출신을 주로 중용하고 있다.


감사원장 '못 박기' 할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중도 사퇴로 공석인 감사원장 자리를 채울 인사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발표는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총리급 자리이고 감사원장이란 무게감을 고려해 인사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당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은 “최 전 원장이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검증에 시간이 많지 않았고, 정치에 뛰어든 최 전 원장의 전례를 고려해 더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감사원장 임기는 4년으로, 헌법에 보장돼 있다. 지금 임명돼도 다음 정부 중반까지 새 감사원장이 정부 구석구석을 감사하게 된다. 현재 친여 성향으로 분류되는 강민아 감사위원이 감사원장 대행을 맡고 있는 만큼 새 감사원장 지명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감사원 주변에선 “차기 대통령이 감사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정권 교체기에는 감사원장 인사를 하지 않는 게 관행이었던 만큼 아예 지명을 미룰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남기도 교체되나=여권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부터 경제부총리를 맡았다. 여당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은 “홍 부총리를 교체한다면 사실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도 끝난 지금이 ‘때’라고 볼 수 있다. 홍 부총리 자신도 주변에 ‘지쳤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 88%에게 재난지원금 25만원을 지급하는 2차 추경안은 지난달 24일 국회를 통과했다. 후임으로는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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