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열어준 '집터파크'..우리집 베란다 무너질수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두 딸을 키우는 안모(42)씨는 이번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하는 게 꺼려져서다. 대신 아이들이 집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게 온라인에서 휴대용 풀장을 주문했다.
안씨는 “주문이 밀려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풀장에 물을 너무 많이 채웠다가 바닥에 균열이 생겨 수리에 큰돈을 썼다는 소문을 듣고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처럼 휴대용 풀장을 샀지만, 선뜻 사용을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휴대용 풀장에 대한 세간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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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터파크’ 유행에 풀장 판매량 2배 늘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시작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집콕 바캉스’를 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중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 사이에선 이른바 ‘집터파크’(집+워터파크), ‘베터파크’(베란다+워터파크)가 유행이다. 발코니·베란다 등 집안의 여유 공간에 바닥 면적 3~4㎡ 휴대용 풀장을 사서 집에 간이 수영장을 만드는 식이다.
실제로 휴가철을 맞아 휴대용 풀장을 찾는 사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보기 앱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달 12~21일 휴대용 풀장의 판매량은 그 직전 열흘보다 204% 늘어났다. 소셜미디어에 집터파크와 베터파크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각 2.6만 건, 1.4만 건에 이른다.
안씨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좋아하는데 피서를 못 가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이들이 욕조에서 놀 때보다 훨씬 재밌어한다’는 후기를 보고 구매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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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하중 고려해 풀장 설치해야 안전
일각에선 공동주택인 아파트 베란다에 휴대용 풀장을 설치하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베란다가 견딜 수 있는 무게인 하중을 넘어서면 균열이나 누수가 일어날 수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어린이만 들어가서 놀 정도 크기의 풀장으로 균열이 생기진 않는다고 설명한다.
오상근 서울과기대 건축학부 교수는 “아이들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풀장이라면 물을 많이 채워도 베란다가 무너지진 않는다”면서도 “바닥이 견딜 수 있는 무게를 계산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건축물의 구조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주택 베란다의 적정 하중은 1㎡당 300㎏이다. 물 1ℓ를 1㎏으로 계산하면 풀장 면적 1㎡당 30㎝까지 물을 채울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아이들의 몸무게까지 고려하면 그보다 적게 넣는 것이 좋다. 1992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하중이 1㎡당 180㎏에 불과하므로 채울 수 있는 물의 양이 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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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 간이 수영장? “위험”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주택 옥상에 바닥 면적 10㎡ 이상의 간이 수영장급 풀장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안형준 한국초고층도시건축학회 연구원장은 “수영장의 경우 물의 무게를 고려해 특수하게 설계한다”며 “주차장보다 4배 큰 하중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게 짓는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어 “건축 전문가의 도움 없이 임의대로 옥상에 간이 수영장을 만들면 균열이 생겨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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