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백신 임상지원 '총력'..미국 등 지원과는 여전히 큰 격차

최하얀 입력 2021. 8. 5. 21:06 수정 2021. 8. 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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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글로벌 백신 허브 전략' 발표
mRNA 컨소시엄 조기 성과 지원
삼바 이달말 모더나 시생산 착수
미, 모더나 백신개발에 7조7천억 지원
"5년간 2조2천억 나눠주기 미흡"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케이(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하며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요가 커지자 정부가 앞으로 5년간 2조2천억원을 투자해 국산 백신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세계 백신 시장 점유율 5위’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정부 지원 계획으론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케이(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열고,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2조2천억원의 재정을 투자해 코로나19 백신 개발뿐 아니라 백신 전반의 생산 역량을 키워서 세계 백신 시장 점유율을 현재 세계 9위(2020년 점유율 1.5%)에서 5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가장 난제로 꼽히는 임상 시험 비용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했다. 현재 7개 기업이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데,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6월 말 ‘임상 3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해 이달 안에 이를 시작할 예정이라 가장 속도가 빠르다. 임상 2상 중인 유바이오로직스와 진원생명과학은 올 12월 3상 진입이 목표다. 이 기업들은 국내에선 코로나19 환자가 적어 3상 시험을 외국에서 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점을 어려움으로 호소해왔다. 이에 정부는 올해 1667억원을 임상 3상에 지원하고,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확보한 720억원을 활용해 개발 성공이 예상되는 백신을 선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1조원 규모의 임상시험 정책 펀드도 내년에 조성된다.

가장 유력한 국산 1호 백신은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합성항원(단백질 재조합) 백신이다. 앞서 정부는 이 백신이 연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해왔지만, 이날 ‘내년 상반기 개발 완료와 상용화’라는 수정된 목표를 제시했다. 이강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백신 개발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정부 나름대로 목표를 세웠었지만, 임상시험이 진행되면서 구체적으로 일정이 조정됐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엠아르엔에이(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은 국내 기술력이 부족해 이른 시일 안에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에선 큐라티스가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한미약품, 에스티팜, 지시(GC)녹십자,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은 지난 6월 엠아르엔에이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정부는 이들 기업과 특허 분석과 회피 전략 수립을 함께하고 세제 혜택 강화, 원부자재 국산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말부터 모더나 엠아르엔에이 백신의 완제품 시생산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백신 강국 도약의 의지를 밝혔지만, 이날 발표된 정부 지원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미국 정부로부터 임상시험 비용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와 선구매 비용 57억5천만달러(약 6조6000억원)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 58.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 정부가 이번에 지원을 약속한 2조2천억원은 백신 전반과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임상 3상 지원액 1667억원도 7개 업체에 나누어 지원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눠주기로 돌아올 규모를 고려하면 각 기업 입장에선 지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만수 기획재정부 혁신성장추진기획단 팀장은 “2조2천억원은 지방비, 민간 투자, 공공자금, 융자와 펀드 지원 등을 제외한 순수 재정 투자 규모로, 결코 작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록 늦더라도 이번 기회에 엠아르엔에이 백신까지 반드시 개발해 끝을 본다는 각오를 가져달라”며 “백신 개발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거나 연구가 지연되는 경우도 있는데, 실패하는 경우에도 문책당하지 않도록 추진위에서 논의해 달라”고 말했다.

최하얀 서혜미 이완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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