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파티에 "여기가 천국"..'고독한 미식가'의 혼밥 꿀팁

이영희 입력 2021. 8. 6. 21:58 수정 2021. 8. 7. 06: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주연 배우 마쓰시게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삼겹살 파티'
"코로나 시대 혼자 먹는 기쁨 알아야"

"아 이거 신기하네요. 처음에는 참기름 향이 입 안에 확 번졌다가 아, 고기가 있구나 깨닫게 되고, 이어 마늘향이 찾아오네요. 다음엔 어떤 맛으로 갈까 하는 기대감이 즐거워요. 씹고 있는 동안 맛이 하나로 섞여 새로운 맛을 만들어냅니다."
역시 '고독한 미식가'였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연배우 마쓰시게 유타카(松重豊·58)가 상추에 싼 삼겹살을 입에 넣더니 맛을 천천히, 생생하게 묘사한다. 6일 일본 도쿄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집에서 즐기는 한식-마쓰시게 유타카와 함께 하는 삼겹살 파티' 행사에서다.

6일 일본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삼겹살 파티 행사에서 삼겹살을 먹고 있는 마쓰시게 유타카. [이영희 기자]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지사장 정진수)가 '한국관광 여름축제 2021'의 일환으로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 마쓰시게는 삼겹살 쌈을 직접 싸 먹으며 줌(ZOOM)으로 토크쇼를 했다. 응모자 2500명 가운데 당첨된 일본인 1020명이 영상으로 함께했다. 일부는 집에서 직접 삼겹살을 구우며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엔 매일 고기를 챙겨먹을만큼 '육식파'지만 한국식 삼겹살은 거의 처음이라는 마쓰시게는 고기를 굽는 스태프에게 "어느 시점에 뒤집어야 하는 것이냐"라고 묻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뒤집는 건 감(感)"이라거나 "김치를 같이 구워도 맛있다", "대파무침을 곁들이면 좋다" 등 삼겹살 맛있게 먹는 법을 함께 나눴다.


"여기는 천국인가..한국이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고독한 미식가'는 2012년 TV도쿄에서 심야드라마로 첫 방영을 시작했다. 골동품 중개업을 하는 중년 남성 이노가시라 고로가 영업을 위해 찾아간 각지의 음식점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단출한 이야기. 하지만 예상 외의 인기를 모으며 거의 매년 새 시즌이 만들어졌고 현재는 시즌9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방영 중이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시즌9 포스터.


어떤 음식이든 보는 사람의 침이 꼴깍 넘어게 만드는 마쓰시게의 '먹방 연기'가 드라마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촬영 도중 모든 음식을 전부 먹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일상에선 건강 유지 등을 위해 '소식'을 한다고 했다.

2018년과 2019년 한국편 촬영을 위해 전주와 서울, 부산도 다녀왔던 그는 "한국에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며 '고독한 미식가!'라고 외쳐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서울에서 맛본 돼지갈비도 정말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고기가 나오기도 전 상을 가득 메운 반찬들에 감탄했다. 드라마에서 한국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운 주인공 고로씨는 이렇게 말한다. "여기는 천국인가..아니, 여기는 한국이다."


혼자 먹는 데도 '노하우'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누군가와 밥을 먹는다는 것이 부담스런 일이 된 시대, 그는 "사람들이 '고독한 미식가'를 보며 혼자 맛을 음미하는 기쁨을 알게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혼자 밥먹기의 노하우도 소개했다. "식사를 하면서 고로상처럼 '모놀로그'를 하는 거에요. 이 집은 무엇이 맛있으려나, 이 음식의 맛은 이렇군 등 혼자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그 시간을 즐기면 됩니다."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에서 전주 비빔밥을 먹는 마쓰시게 유타카. [사진 TV도쿄]


한국 음식에 대해서는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고춧가루, 마늘 등으로 일본 음식과는 전혀 다른 맛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력"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이 음식 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서 서로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한국에 가게 되면 꼭 사려고 벼르는 것도 있다. "전주 재래시장에 갔다가 주인이 직접 짠 '수제 참기름'을 한 병 사왔는데 이게 너무 맛있는 거에요. 그 진한 맛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