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30.com, 주문상품 받았습니다".. 청주지역 활동가들, 암호 이용 北 공작원 접선

박미영 2021. 8. 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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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청주지역 활동가들은 캄보디아와 중국에서 철저하게 준비된 계획에 따라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행을 대비한 이동 수칙은 물론 암호화된 메시지와 은어를 이용해 은밀하게 공작금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문화교류국은 2019년 10월 이들에게 보낸 지령문에서 "중국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받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하면서 무인함을 통한 공작금 조달 루트를 새롭게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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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중국서 준비된 계획 따라 北 공작원과 접선
중국 심양서 무인함 이용 공작금 2만 달러 수령하기도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미국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 청주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청주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청주지역 활동가들은 캄보디아와 중국에서 철저하게 준비된 계획에 따라 북한 공작원과 접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행을 대비한 이동 수칙은 물론 암호화된 메시지와 은어를 이용해 은밀하게 공작금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리광진 공작조를 처음 만난 이후 캄보디아 프놈펜 등에서 수차례 만났다.

구속된 A씨는 2018년 4월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의 한 공원에서 북 공작원을 만나기로 했다. A씨는 접선 전날 공원을 사전 정찰했고, 만난 당일에도 서로를 확인하고 나서도 곧바로 접선하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는 공작원의 뒤를 따라 공원을 한 바퀴 돈 후 각자 다른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사원으로 이동했다. 이후 사원 인근 시장 앞에서 공작원을 다시 접선해 함께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호텔 식당 룸에 도착해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들은 중국 심양에서는 무인함을 이용해 공작금 2만 달러를 수령하기도 했다. 북한 문화교류국은 2019년 10월 이들에게 보낸 지령문에서 “중국 지역에서 자금을 조달받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하면서 무인함을 통한 공작금 조달 루트를 새롭게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A씨는 B씨 아들의 학업 문제 때문에 북경을 다녀온다는 명분을 만들어 공작금을 받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B씨가 도착하는 날짜와 시간이었다. 연락방법은 B씨가 도착하는 당일 아침 9시 정각에 북 공작원에게 핸드폰 메시지로 도착 가능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10시에 도착할 수 있으면 “...10.com”으로, 10시 30분에 도착할 수 있으면 “...1030.com”으로 작성한다. B씨가 역에 도착하면 1차, 2차 미행감시구간으로 지역을 세분화해 이동하면서, 비상 신호를 받으면 현지를 이탈한 후 다음날 약속된 시간에 다시 현지에 도착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행동요령과 미행 대책을 하달했다. B씨가 공작금을 수령하고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한 뒤에 A씨는 “주문한 상품을 잘 받았습니다”라며 북측에 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접선과정 내내 철저한 보안수칙 하에 움직였다.

북한 문화교류국이 이들에게 보낸 지령문에서는 “컴퓨터와 같은 장비들은 중고 설비를 구입해 실명 등록이나 구매 흔적을 최대한 피하고 컴퓨터는 3년에 한 번, 무선 모뎀과 심카드, 연락용 메일은 6개월에 1차 정도 교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알렸다. 또 “연락용 컴퓨터들은 OS 시스템을 새로 설치해 보관하고 암호화 프로그램 보관에 최대의 안전성을 기하고 중요 내용은 은어로 메모만 하고 철저히 삭제해야 한다. 컴퓨터에 흔적삭제 프로그램을 설치해 연락 흔적을 철저히 삭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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