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는 매일 전화해서 노래 불러줬다..치매 어머니 별세

김호정 입력 2021. 8. 8. 12:32 수정 2021. 8. 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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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말순씨 8일 별세
딸 조수미 세계적 소프라노로 키워
10여년 전부터 알츠하이머 앓아
2019년 어머니를 위한 음반 '마더'를 냈던 소프라노 조수미. [중앙포토]

소프라노 조수미(59)의 어머니 김말순씨가 8일 오전 별세했다. 85세.

고인은 젊은 시절 성악가를 꿈꿨지만 이루지 못하고, 대신 딸의 재능을 발견해 세계적 소프라노로 성장시켰다. 조수미는 그런 어머니에 지극한 애정을 표현하곤 했다. 2019년 어머니에게 바치는 음반 ‘마더’를 내면서 “어머니는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신 분이고, 가장 그리운 존재”라고 했다. 2003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학창 시절에 성악가가 꿈이셨는데 고등학교 합창단 오디션에서 떨어지면서 꿈을 접었다. 그 꿈을 내가 이뤄드려 기쁘다”라고 했다. 조수미는 어버이날인 올해 5월 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 ‘나의 어머니’를 열었다.

경남 창원 태생으로 마산여고를 졸업한 고인은 음악 애호가였다. 조수미의 동생인 조영준 SMI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집에서 늘 오페라 아리아나 가곡이 흘러나왔다”고 기억했다. 또 “음악뿐 아니라 많은 분야를 배우게 하고 뭘 잘하나 판단을 하셨다. 누님은 시키면 다 잘했는데, 그중에 노래 쪽으로 삶이 흘러갔다”고 말했다.

딸의 교육에 엄격했던 어머니였다. 조수미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하루 8시간씩 연습하라며 문을 잠그기도 하셔서 원망도 많이 했다”고 했다. 고인은 2006년 남편이 한국에서 작고하자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 중이던 딸에게 “무대를 끝까지 마치라”고 했다. 당시 조수미는 무대에서 아버지의 별세 소식을 청중에게 알리며 노래했다. 고인은 조수미에게 “너는 결혼하지 말고 세계적인 성악가가 돼라”고 당부하곤 했다 한다. 2003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고인은 10여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갔다. 조수미도 알아보지 못했다. 조영준 대표는 “누님은 거의 매일 어머니에게 전화해 노래를 불러줬다”며 "지난 5월 어머니 헌정 공연이 마지막 선물이 됐다"고 했다.

빈소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9호실, 발인 10일, 장지는 성남영생원이다. 코로나19로 조문은 받지 않는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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