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행보에 집중하는 윤석열·최재형..'승리 공식' 거꾸로 가나

유설희 기자 2021. 8. 8. 17: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6일 오전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영정에 분향하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 제공


국민의힘 1·2위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친박’ 표심을 잡는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달 1차 대선 예비경선(컷오프)를 앞두고 강성 보수 지지층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 확장=지지율 상승’이라는 국민의힘 내 선거 승리 공식과 반대로 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도층 외연 확장 명분으로 국민의힘 입당이 늦어졌던 윤 전 총장은 연일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지지층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0일 박근혜 정부 시절 설치된 대구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박씨 사면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전직 대통령의 장기 구금을 안타까워하는 심정에 대해 동감한다”며 “(박씨는)과오도 있지만 존경할 만한 그런 부분들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박씨) 사면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상 권한이므로 그 점을 잘 판단해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은 박씨 구속에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7일 한 언론사는 윤 전 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씨를 불구속 수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박씨를 수사·구속했다는 이유로 자신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친박’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친윤’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과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 (전) 총장은 관계가 없다. 검찰 수뇌부가 (박 전 대통령) 구속 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또 “(특검이) 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처음부터 불구속 수사를 하려고 했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법조계에 다 알려진 얘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직 대통령을 무리하게 구속하고 재판중 또 재구속하고, 건강이 악화되었는데도 형집행정지 신청을 불허한 사람이 이제 와서 전직 대통령을 불구속하려고 했다는 거짓말을 스스럼 없이 하는 것을 보니 정치인이 다 됐다”고 남겼다. 김태호 의원도 이날 SNS에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려고 했다는 윤석열 후보의 언급은 스스로를 부정할 뿐 아니라 비겁해 보이기까지 하다”고 밝혔다.

최 전 감사원장 역시 친박 표심 잡기에 노력하고 있다.최 전 원장은 지난 6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원한다면 자기 진영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로 오늘이라도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면에 대한 용단을 내려야 한다.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친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에 2년 동안 총비서관으로 가까이에서 모신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며 “어렸을 때 연말에 청와대에서 비서관들이 모여서 연말 파티할 때 같이 청와대에 가서 파티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친박 구애 행보는 국민의힘 성공 공식으로 굳어진 ‘중도 확장=지지율 상승’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지율이 낮았던 오세훈 후보는 중도층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통해 당내 경선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30대’ ‘0선’이었던 이준석 대표가 지난 6월 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한 것도 청년층 등에 대한 중도확장성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