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재명 지사직 사퇴, 양심 문제..개인 홍보에 세금 써"

"도청캠프란 용어 흔히들 써..의원직 사퇴 요구는 무리"
"野 홍준표-유승민 대결로 갈 수도"·"대통령 4년 중임·정부통령제 생각"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대이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열린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네커티브 중단과 관련 자신의 sns에 환영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놨다＂고 말했다. 2021.8.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정치권 내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 주장에 대해 "사퇴 자체는 개인의 양심 문제"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도정을 뛰어넘는 개인 홍보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 이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기본소득 홍보에 (경기도가) 34억원을 썼는데, 그런 일이 계속 생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도 업무가 아니지 않나.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 추진이 도민 기본권과 복지 차원의 정책일 수 있다는 지적에 "미국 언론에 광고까지 해야만 경기도 도민 삶이 좋아지나. 좀 과하다"라며 "공방을 자제하자고 하는 마당에 굳이 말하고 싶지 않지만, 흔히들 '도청캠프'란 용어를 많이 쓴다. 그런 이야기는 안 듣게 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지사직 사퇴가 필요하다고 보는지를 재차 묻자 "당 선관위원장(이상민 의원)이 모처럼 말씀을 꺼내셨으니 그 차원에서 정리되면 된다. 법적으로는 (지사직 유지가) 허용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이 지사 측이 다른 주자들의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반격에 나선 것에 대해 "무리다. 집행기관과 의원은 업무영역이 다르다. 다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이 지사의 네거티브전 중단 선언에 대해 "늦었지만 옳은 말씀이다. 고마운 일"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를 향한 일각의 '사과' 요구에는 "네거티브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게 해달라는 뜻일 것이다. 당장 어제도 거친 말이 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온라인상에서는 험악한 말이 오간다.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내년 대선이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서로에게 상처를 남겨 박빙의 승부에 제대로 임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그런 점에서 누구든 좀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동지의 언어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 "준비가 너무 부족하시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후쿠시마 발언' 등에 대해 "실언을 넘어선 망발"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최 전 원장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제 상상을 뛰어넘었다. 가족끼리 식사하는데 국민의례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일반적이지 않다. 국가 지도자가 특별한 존재이긴 하나 너무 특별하다"고 말했다. 국가주이란 지적에도 "그런 지적이 나옴직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야권 구도에 대해 "지금 흐름으로 보면 이러다가 다시 홍준표, 유승민 대결로 가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간혹 든다"고 전망했다.

이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끝까지 못 갈 수도 있겠다 싶다. 당내 기반이 뚜렷하지 않으면 본인 준비가 확실하거나 국민적 신망이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취약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인 이른바 '친윤계'가 늘고 있는 점에는 "갑자기 온다고 해서 자기 사람이 꼭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전 대표는 네거티브전 과열 속에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것에 대해 "7월 한 달 많이 오르다가 지금은 조정되고 있는 정체 기간"이라며 "이달 안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헌법 개정 방향과 관련해선 "대통령 4년 중임제에 정부통령을 합치는 것은 어떨까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