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제품 가격 인상 임박..얼마나 올릴까 '주목'

김동현 2021. 8. 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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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시기, 다음 달 삼양라면 매운맛 리뉴얼 시기 유력
인상 폭, 오뚜기와 농심 인상 폭 사이 결정 예상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이미 라면 가격을 인상한 오뚜기, 인상을 결정한 농심에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3위 삼양식품의 제품 가격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장의 관심은 삼양식품이 제품 가격 인상률을 어느 정도로 정할지, 언제 인상할지로 모이고 있다.

소맥분·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비 급증, 원·달러 환율 하락, 인건비 상승 등이 지속함에 따라 삼양식품이 이달 중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판가 인상을 통한 실적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식품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최근 삼양라면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리뉴얼을 단행하고, 다음 달 삼양라면 매운맛 리뉴얼을 예고한 것도 인상을 위한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가격 인상 폭은 경쟁사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라면 원재료인 소맥, 팜유의 5월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71% 올랐다. 소맥 가격은 2013년 수준, 팜유 가격은 2008년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제 곡물 가격 인상분은 통상적으로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된다. 라면 업체들의 원가 상승 부담은 하반기에 더 가중할 수 있다. 이에 오뚜기와 농심은 제품 판가 인상을 지난달 결정했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2008년 4월 이후 13년4개월 만의 인상이다.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했다.

농심도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제품 출고 가격을 평균 6.8%인상키로 했다.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은 2016년 12월 이후 4년8개월 만이다. 인상 폭은 출고 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 등이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된다.

관심은 삼양식품이 언제 라면 가격을 인상할 것인가에 쏠린다. 이 회사의 마지막 라면 가격 인상은 2017년 5월이다. 농심과 오뚜기 대비 라면 가격 인상 시기는 짧지만, 하반기 실적 하락을 고려할 경우 판가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삼양식품은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400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49%, 46.07% 감소했다. 국내 매출액은 6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지만, 해외 매출액은 7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2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컨센서스 추정 기관 수 3곳 이상이 매출액 1705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4%, 25.0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가격 인상 요인을 살펴보면 ▲소맥분·팜유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해상 운임 급증 ▲원·달러 환율 하락 ▲인건비 상승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 기준 국내외 사업 비중은 국내 43%, 해외 57%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제품 생산 비용이 늘어나고 있으나 실제 매출액은 1분기 기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된다.

수출도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운반하는 주요 수단인 해상 운송비가 올 초부터 큰 폭 상승한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타격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제품을 생산, 판매해도 남는 게 없다'는 것이 삼양식품 현 상황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견해다.

제품 가격 인상 시기는 다음 달 초 삼양라면 매운맛 리뉴얼 출시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양식품은 이달 초 삼양라면 오리지널의 맛과 디자인을 전면 리뉴얼해 출시했다. 매운맛은 다음달 리뉴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가격 인상 폭은 경쟁사 수준에 맞춰질 것으로 점쳐진다. 오뚜기와 농심이 각각 주요 제품 출고 가격을 11.9%, 6.8% 인상함 점을 고려해 주력 제품 가격 상승 폭을 높이고, 비주력 상품 가격은 낮춰 평균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자재 및 인건비 등 비용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 폭과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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