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태양광 피크 기여도 11%의 허구성

기자 입력 2021. 8. 9. 12:01 수정 2021. 8. 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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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새 배설물로 얼룩진 새만금 태양광 패널 사진은 태양광 발전(發電)의 또 다른 문제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지난 7월 계속된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전력 공급이 절실한 때, 태양광 발전의 피크 기여도가 1.4%에 그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7월 평일 전력 수요 피크 시간대인 오후 2∼3시의 태양광 발전 기여도가 11.1%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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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오늘 자 조선일보가 보도한 새 배설물로 얼룩진 새만금 태양광 패널 사진은 태양광 발전(發電)의 또 다른 문제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러잖아도 태양광 발전 피크 기여도를 두고 최근 언론과 정부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던 참이다. 지난 7월 계속된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전력 공급이 절실한 때, 태양광 발전의 피크 기여도가 1.4%에 그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피크 기여도는 전력 수요가 가장 큰 시간대에 발전원이 전력 공급에 기여하는 정도를 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7월 평일 전력 수요 피크 시간대인 오후 2∼3시의 태양광 발전 기여도가 11.1%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태양광 발전의 피크 기여도가 높아진 것은, 그동안 전력 통계에서 누락됐던 태양광 발전량을 찾아내 포함했기 때문이다. 국내 태양광 발전량은 대규모 태양광 시설에서 생산해 전력시장에서 거래되는 발전량과, 1MW 이하 소규모나 자가용 태양광 시설에서 생산해 한전에 직접 판매하거나 자체 소비하는 전력시장 외 발전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번에 산업부는 전력시장 외 발전량을 피크 기여도 계산에 반영한 것이다.

숨어 있던 태양광 발전량을 찾아냈다고 마냥 기뻐할 수는 없다. 전력망 운영 당국이 관리해 온 태양광 전력량 변동 폭이 겉보기보다 큰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7월 중 평일 전력시장 내 평균 태양광 발전량은 오후 2∼3시 2.4GW, 4∼5시 1.5GW였다. 전력시장 외 발전량을 포함하면, 오후 2∼3시 10.1GW 4∼5시 6.1GW였다. 전력시장 외 발전량을 기준으로, 불과 1시간 만에 발전량이 4GW 줄어든다. 설비용량 1GW급 원전 4기가 정지된 것과 같다. 일몰이 되면, 피크 시간대 대비 10GW 이상이 사라진다.

태양광 발전량 변동 폭이 커지면 전력망 운영이 점점 어려워진다. 태양광 설비는 하루에 몇 시간만 전력을 생산하지만 수요는 상시 있다. 태양광 설비가 멈추면 즉시 보조 발전설비를 가동해야 수요를 맞출 수 있다. 이에 당국은 일조량과 기상변화 등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태양광 발전량에 대비, 짧은 시간 안에 보조 발전설비 가동과 정지를 반복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 비용이 든다.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발전량 변동에 제대로 대응 못하면,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처럼 순환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 풍력 발전도 기상변화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한다. 이 변동성 보완을 위해 에너지 저장장치나 양수발전 등 유연성 자원 사용이 거론되지만, 아직은 기술 수준과 경제성 면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을 뒷받침하기엔 버겁다.

이러한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부 에너지 계획이 발표됐다. 지난 5일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가지 초안을 발표했다. 이들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전력 공급량의 56.6∼70.8%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설사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전력망 불안정으로 대정전 위험이 만성화하고, 전기요금 상승과 전력 품질 저하로 국민 삶의 질과 산업 경쟁력은 크게 후퇴할 것이다. 이제라도 허상에 집착한 계획은 버리고 현실에 바탕을 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 계획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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