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가장 쓸모없는 여행" 독일 선수가 日 떠나며 한 말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독일 선수가 격리 생활에 대해 "감옥과 같았다"고 털어놨다.
독일 사이클선수 사이먼 게슈케(35)는 지난 1일 일본에서의 격리 생활을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트위터를 통해 "내 선수 경력 중 가장 쓸모없는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앞서 게슈케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인근 호텔에 격리됐다. 팀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게슈케는 출국 전 백신 접종까지 마친 상황이라, 감염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언론에 말했다.
게슈케를 더욱 낙담하게 했던 것은 '감옥과 같은' 격리 생활이었다고 한다. 호텔 방 창문은 늘 잠겨 있었고, 하루 세 번만 방에서 나갈 수 있었다. 그는 "방 천장에 설치된 스피커는 오전 7시가 되면 나를 깨웠고, 체온을 측정했다"며 "내가 감옥에 간 것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식사에 대한 고충도 있었다. 게슈케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 따르면, 격리 초반 채식주의자였던 그에게 제공된 식사는 쌀밥과 간장, 삶은 브로콜리와 삶은 양배추 등이 전부였다. 결국 그는 자국 올림픽위원회로부터 간식 지원을 받았다.
또 칼 반입도 안돼 과일 등을 깎아 먹기 위해 손톱을 다듬는 기구를 사용하기도 했다며 "여기서는 모든 것이 조금씩 이상하다"고 말했다.
일본 격리 시설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앞서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은 격리 중인 호텔 시설이 비인도적이라고 토로하며 단체농성을 벌였다.
네덜란드 스케이트보드 선수인 야콥스 캔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창문이 열리지 않아)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비인도적"이라며 "정신적으로 아주 막다른 곳에 내몰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에 거점을 둔 운동선수 인권옹호단체는 지난달 30일 격리 중인 선수들이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받지 못하고, 언어적 문제로 의료 종사자와 의사소통에 차질을 빚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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