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배신적 처사" 한미 연합훈련 맹비난.."선제타격 능력 강화"(종합)

김서연 기자,서재준 기자 2021. 8. 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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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반드시 대가 치르게 될 자멸적 행동"
미국에 대해서도 "'전제조건 없는 대화' 떠드는 것은 위선" 비난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개시를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헬기가 계류돼 있다. 군 당국은 올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하되 규모는 올 3월 전반기 훈련보다도 축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8.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서재준 기자 =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연합훈련 개시를 맹비난하는 담화를 또 냈다. 훈련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면서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부부장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내외의 한결같은 규탄과 배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불안정을 더욱 촉진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하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 군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을시작했다. CMST는 국지도발·테러 등의 상황을 가정한 합동참모본부 주관 대응훈련으로, 통상 한미훈련 직전에 진행된다.

군 당국은 아직 한미훈련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오는 13일까지 CMST를 실시한 뒤 '본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21-2-CCPT)은 16~26일 기간 중 주말·휴일을 제외한 9일간 실시할 계획이다.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이유로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김 부부장은 그러나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은 규모나 형식과 관계없이 "우리(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골자"로 하는 "침략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며 "해마다 3월과 8월이면 미국과 남조선(남한)의 전쟁 광기로 말미암아 조선반도(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위험이 격발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성된 정세는 우리가 국가방위력을 줄기차게 키워온 것이 천만 번 정당하였다는 것을 다시금 입증해주고 있다"면서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무력과 전쟁장비들부터 철거하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라며 "현 미 행정부가 떠들어대는 '외교적 관여'와 '전제조건 없는 대화'란 저들의 침략적 본심을 가리기 위한 위선에 불과하다"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나는 위임에 따라 이 글을 발표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나온 것이며, 그의 입장이 담긴 것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언급으로 보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 훈련'으로 규정하며 이를 중단하라는 북한의 요구는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훈련 규모나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최근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내용 중 하나다.

김 부부장은 올 3월 전반기 한미훈련 때는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면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비롯해 금강산 국제관광국 등을 없애겠다고 경고했다. 당시 그는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한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올 후반기 훈련 일정이 다가오자 북한은 전달부터 선전매체를 통해 훈련에 반대하는 남한의 민간단체 동향을 전하며 반대 여론전에 시동을 걸었다.

이어 김 부부장은 이달 1일 밤 발표한 담화에서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과의 합동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면서 "남북 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직전인 전달 말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것과 관련해서도 정상회담 가능성 거론 등 남한의 '확대 해석'은 "때이른 경솔한 판단"이라고 지적하며, 남북 관계는 한국 정부의 '큰 용단'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통신연락선 복원은 물리적인 일일 뿐이며 남북 관계가 개선되려면 먼저 한미 연합훈련이 중단돼야 한다는 요구다.

앞서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외총괄인 김 부부장이 직접 이번 한미훈련 실시 여부가 향후 남북관계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훈련에 반발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같은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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