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백신접종 완료 OECD 꼴찌? 확진자 수 함께 따져보니

김시연 2021. 8. 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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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명당 확진자수, OECD 중 하위권.. 대외경제연 "한국, 미국·이스라엘과 같은 유형"

[김시연 기자]

 
 아워월드인데이터, OECD 국가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 비교. 한국은 9일 현재 전체 인구 대비 15%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 아워월드인데이터
한국의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꼴찌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국가별 유행 상황은 물론 백신 접종 상황도 감안하지 않은 섣부른 비교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백신접종 완료율 OECD 꼴찌? 

 
 <중앙일보>9일자 1면 기사.
ⓒ 중앙일보PDF
 
<중앙일보>는 9일 "한국이 8일 현재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가장 낮다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단독] 韓 백신접종 완료 OECD 꼴찌…콜롬비아에도 뒤졌다 )

이어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접종 완료 꼴찌 수준, 이것이 현실이다')에서 "체감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2차 접종에 쓰일 물량까지 일단 한번 맞히고 보는 '백신 돌려막기'의 결과"라면서 "당초 백신 물량이 충분했다면, 이런 일은 있지도 않았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마침 정부도 이날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로 8월 물량(850만 회분)의 절반 이하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혀 백신 부족 논란을 부추겼다.

하지만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절반이 넘는 EU(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지난해(2020년) 말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2차 접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근 50대 이하 1차 접종을 시작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60대 이상 고령층 2차 접종도 아직 진행중이다. 따라서 백신 접종 완료율 단순 비교보다는 국가별 신규 확진자수나 치명률 등 코로나19 유행 상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8일 기준 한국의 1, 2차 백신 접종 완료율은 15.06%로 OECD 38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고 세계 평균인 15.4%에도 조금 못 미쳤다. 반면 전체 인구 대비 1회 이상 접종자 비율은 40.79%로 세계 평균 29.9%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았고, OECD 회원국 가운데 호주나 뉴질랜드보다 높은 34위였다.
 
 아워월드인데이터, 8월 9일 현재 코로나19 백신 1회 이상 접종자 비율. 한국은 인구 대비 40.79%로 세계 평균 29.9%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았고, OECD 회원국 가운데 34위 수준이었다.
ⓒ 아워월드인데이터
   
 아워월드인데이터, 인구 1백만 명 당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7일 평균) OECD 국가간 비교. 한국은 8월 8일 기준 31.89명으로 OECD 국가들 가운데 하위권이었다.
ⓒ 아워월드인데이터
   
대외경제연 "한국 접종률 높고 확진자수 적어.. 미국, 이스라엘, 유럽 국가들과 같은 유형"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아래 대외경제연)도 지난 6월 23일 '주요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및 접종률 제고 전략' 보고서에서 1회 이상 접종자 비율뿐만 아니라 인구 백 만 명당 신규 확진자수(최근 7일 평균)를 함께 고려해 주요 국가별 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다.

당시 한국은 백신 1차 접종률이 약 29%(6월 21일 기준)로 세계 평균(약 22%)보다 높고, 백 만 명 당 신규 확진자수는 9.07명으로 세계 평균(46.07명)보다 낮아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주요 유럽 국가들과 함께 '4군'에 속했다. 8월 8일 현재 한국의 신규 확진자수는 백 만 명 당 31.89명으로 늘었지만 세계 평균(80.46명)보다는 낮아 여전히 4군에 속한다. 

반면 ▲ 영국, 포르투갈, 브라질 등은 백신 접종률은 높지만 확진자 수도 많은 1군에 ▲ 남아공, 러시아, 이란 등은 접종률도 낮고 확진자 수도 많은 2군으로 분류했다. 당시 백신 접종률이 세계 평균보다 낮았던 뉴질랜드, 호주, 일본 등은 확진자 수가 평균보다 적은 3군에 속했지만, 최근 백신 접종률도 크게 상승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국가별 백신 1차 이상 접종률과 신규 확진자수를 기준으로 4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한국은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등과 함께 접종률이 세계 평균보다 높고 확진자수는 세계 평균보다 낮은 '4군'에 속했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대외경제연은 당시 보고서에서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은 급격한 방역 완화 없이 유행을 통제하는 가운데 접종률도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확산세가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되면서 치명률도 함께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영욱 대외경제연 부연구위원은 9일 <오마이뉴스> 전화인터뷰에서 "2차 접종 완료 기준으로 하면 한국이 OECD에서 가장 낮지만 1차 접종 기준으로는 호주, 뉴질랜드보다 높다"면서 "지난 6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0세 이상 연령대에서 많이 맞았기 때문에 접종 간격이 보통 12주임을 감안할 때 8월 안으로 2차 접종 완료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OECD 회원국 절반을 차지하는) EU 회원국들은 백신 구매를 전체적으로 같이 했고, 확진자수가 많은 나라들이 좀 더 서둘러 접종한 부분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많이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지금 당장 접종률을 비교하는 것보다, 오는 11월까지 정부 계획대로 백신 접종을 마쳐 겨울에 확진자 폭증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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