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봉이 김선달'..계곡 막고 사실상 자릿세 요구
[KBS 춘천] [앵커]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여름 피서지로 대형 물놀이장이나 해수욕장 대신 산간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제법 괜찮다 싶은 계곡이면 주변의 음식점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사실상의 자릿세를 요구해 피서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화천의 한 계곡을 조휴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해발 1,000미터 높이의 산에 자리한 계곡입니다.
입구에서부터 깊숙한 골짜기까지 천막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그 아래엔 어김없이 평상이나 식탁이 놓여 있습니다.
주변의 음식점에서 설치한 겁니다.
닭 백숙 한 상에 6만 원에서 7만 원씩 받습니다.
사실상의 자릿셉니다.
[관광객 : "일반인들도 다 이용해야지. 못 들어가게 천막을 쳤어. 저기(식당) 통해서 들어가야 돼. 저길 어떻게 들어가."]
식당 손님이 아니면, 아예 계곡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막아놓은 곳도 있습니다.
계곡 주변에는 이렇게 뾰족한 철조망이 쳐져 있는 곳도 있습니다. 계곡으로 내려가려면 뒤편의 다리를 건너서 가게를 통해 내려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식당 주인은 피서철 계곡의 오염을 막기위한 조치라고 주장합니다.
[철조망 설치 식당 주인 : "철조망은 내가 했죠. 사람들이 워낙 많이 다니고. 누가 관리를 안 하면은 엉망진창 돼요."]
하천은 대부분 국가의 땅인데 마치 자신들의 사유지처럼 쓰고 있는 겁니다.
[피서객 :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계곡인데, 거리를 자기네 땅마냥. 아무래도 그런데 같았으면 안 갔을텐데."]
하지만, 행정기관은 단속은 자진 철거 명령 정도에 그칩니다.
강원도 화천의 광덕계곡의 경우, 4킬로미터가 좀 안되는 구간에 매년 불법 시설물이 200개 정도씩 설치됩니다.
올 여름에도 이곳은 여전히 치외법권 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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