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발끝으로 서 있거나 양다리 자주 꼰다면?

이정원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21. 8.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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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신생아와 영유아는 기저귀를 꼭 차야 하죠. 방광이 아직 성숙하지 않아 배뇨를 조절하기 어렵고 소변을 자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생후 2~4세쯤 되면 방광이 점차 커지고 방광과 요도 괄약근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소변을 가릴 수 있게 됩니다. 배뇨 훈련을 꾸준히 하면 보통 만 5세 이후에는 성인처럼 하루 5~7회 정도 소변을 보는 ‘성인형 배뇨’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만 5세 이후에도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린이가 소변을 저장하거나 배출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경우 소아 배뇨 장애라고 합니다. 자녀가 만 5세가 지난 이후에도 배뇨 장애가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면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소아 배뇨 장애 체크리스트

◇소변 참거나 누는 데 문제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배뇨 장애는 크게 소변을 저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와 소변을 배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상으로 나뉩니다. 소변을 저장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증상이나 스스로 배뇨를 조절하지 못하고 갑자기 소변을 지리는 요실금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소변이 마렵다고 하는 증상이 잦거나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을 보려 잠에서 깨는 일이 잦을 때, 수면 중에 배뇨하는 야뇨 증상이 잦을 때에도 배뇨 장애를 의심해야 합니다.

배뇨가 어려운지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소변을 볼 준비가 되었는데도 소변을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 주저’ 증상, 소변이 한 번에 쭉 나오지 않고 여러 번 나뉘어 나오는 간헐뇨 증상이 잦다면 배뇨 장애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뇨를 하려고 배에 힘을 주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게 나오는 경우도 배뇨 장애로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나 소변을 지리는 것을 피하려고 소변을 자꾸 참으려고만 하는 어린이도 있습니다. 이렇게 소변을 참을 때에는 보통 발끝으로 서 있거나 양다리를 꼬는 동작, 쭈그려 앉아 한쪽 발뒤꿈치로 회음부를 압박하거나 동동거리는 동작 등을 합니다. 이렇게 소변을 무리하게 참으려는 모습이 잦다면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변비가 배뇨 장애 일으킬 수도… 조기에 진단·치료받아야

배뇨 장애로 병원을 찾으면 보통 아랫배가 팽만한 증상이 있는지, 소변이 나오는 요도의 끝 부분에 협착이 없는지, 여아의 경우 요도와 질 입구가 제대로 분리되어 있는지 등을 검사합니다. 배뇨 장애가 있는 아이 중에는 요로 감염이 있을 수 있어 이를 확인하는 소변 검사도 같이 이뤄집니다. 신체 구조상의 문제로 배뇨 장애가 의심될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나 배뇨 후 잔뇨량 측정 등 여러 검사로 배뇨 장애의 원인을 확인합니다.

소아 변비가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변비가 심하면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거나 요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배뇨 장애가 있는데 변비 증상이 있다면 먼저 변비를 치료하고 배뇨 장애를 치료합니다.

배뇨 장애가 확인되면 원인에 따른 치료가 이뤄집니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올바른 배뇨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올바른 배뇨 자세와 2~3시간마다 규칙적으로 배뇨하는 습관, 낮 동안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배뇨 시 방광을 완전히 비우는 법 등을 배우며 배뇨 장애를 해결하는 치료입니다.

필요한 경우 여러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가령 방광이 과민해 배뇨 장애를 겪는 경우에는 방광을 안정시키는 항콜린제라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배뇨 장애를 방치하면 진학 후 정상적인 학교 생활이 어려울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방광과 신장에 합병증이 생기거나 성인 배뇨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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