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노래방 검열.. 10월부터 금지곡 목록 만든다

김민 기자 2021. 8.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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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디디추싱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사교육 업체 등에 최근 잇따라 가해진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노래방으로까지 이어졌다.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중국 미디어를 연구하는 그레구아르 비엔브뉘는 "중국은 노래방을 당국의 정책 실패나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서 국민들이 관심을 돌리게 하는 수단으로 본다"며 "이런 맥락에서 노래방에서 불러도 되는 노래, 부르면 안 되는 노래를 정해주는 것은 대중 통제를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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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만 여자를 좋아해' 등 금지
도박 폭력 미신 등 관련곡 삭제할듯
中당국 "국가 문화안보 수호 목적"
전문가들 "대중통제 위한 수단"

알리바바, 디디추싱 같은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 사교육 업체 등에 최근 잇따라 가해진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노래방으로까지 이어졌다. 당국이 노래방 금지곡 리스트를 만들어 허락한 노래만 부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는 이유를 댔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하는 중국 문화여유부는 가사에 ‘해로운 내용’이 담긴 노래를 금지곡으로 지정하고 이를 10월 1일부터는 전국의 노래방에서 부를 수 없게 할 방침이다. 노래방 기기에 등록되는 노래만 따로 심사하는 전담 조직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로운 내용’이란 음란하거나 도박 폭력 마약 미신과 관련된 것들이 포함된다. 국가의 통일과 주권, 영토 보전을 해치거나 민족의 단결에 방해가 되는 내용도 해당된다. 문화여유부는 아직 구체적인 금지곡 목록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과거 당국이 금지곡으로 정한 노래들 중에는 ‘나는 대만 여자를 좋아해’, ‘방귀’, ‘베이징 훌리건’, ‘학교 가기 싫어’ 등이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나거나 허무주의를 조장하는 노래들이 많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1일부터 이런 규제가 시행되면 전국의 각 업소는 노래 기기에서 금지곡을 삭제해야 한다. 지방정부는 노래방 업소가 이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는 노래방 기기가 설치된 업소가 약 5만 곳이 있고 노래방 기기 시스템에 등록된 곡은 10만 곡 정도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키우고 국가의 문화 및 이데올로기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소르본대에서 중국 미디어를 연구하는 그레구아르 비엔브뉘는 “중국은 노래방을 당국의 정책 실패나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서 국민들이 관심을 돌리게 하는 수단으로 본다”며 “이런 맥락에서 노래방에서 불러도 되는 노래, 부르면 안 되는 노래를 정해주는 것은 대중 통제를 위해 당연한 것”이라고 SCMP에 말했다.

중국 정부는 ‘아이돌’ 연예인 등 유명인을 후원하는 온라인 팬클럽에 대한 집중 단속에도 나섰다. 12일 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아이돌 팬클럽 계정에 올라 있는 콘텐츠 15만 개 이상을 삭제했다. 또 계정 4000개 이상을 폐쇄하거나 사용을 일시 중단시켰다. 중국 반부패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아이돌 등 유명인 팬클럽 문화를 두고 “광적이다. 악마에 씌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자본의 검은손을 잘라내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무차별적인 성장을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SCMP는 또 “1년 전만 해도 중국 정부는 아이돌 팬 문화가 긍정적 에너지의 모임을 촉진한다며 장려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일부 팬들이 투표권을 주는 특정 브랜드의 우유를 대량 구매해 하수구에 버리는 등 맹목적 팬 문화가 등장하자 정부가 생각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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