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손해율 줄고 역대급 실적 냈는데 "보험료는 안 내려"..왜?
"7월 손해율 다시 높아져…악화 요인 남았다"
[더팩트│황원영 기자]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손보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자동차 이동과 병원 이용 등이 감소하면서 전체 손해율이 개선된 결과다. 이에 자동차보험료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내릴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이 올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대비 71.7% 급등한 744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세전 이익은 1조320억 원(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반기 만에 초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종목별 손해율을 살펴보면 장기보험(82.8%)은 2분기 의료이용량 증가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상승했으나, 자동차보험(79.0%)은 일시적인 사고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5.2%포인트 감소했다. 일반보험은 2분기 고액사고 감소 영향 등으로 8.7%포인트 낮아진 72.5%였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실적을 냈다. DB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7.7% 오른 7조432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256억 원으로 21.9% 늘었다. 메리츠화재는 4조933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8% 늘었다.
양사 모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감소했다.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5.8%로 전년 동기 대비 4.9%포인트 내렸다. DB손보는 전년보다 5.0%포인트 개선된 78.2%를 기록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2490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35.5% 증가했다. 2분기 순이익은 1226억 원으로 30.3% 늘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요율 인상 효과 등으로 4.2% 개선된 78.6%를 나타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보다 20.9% 상승한 141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하락해 보험영업손익이 확대됐다. 2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5%로 직전 분기보다 2.5%포인트 낮아졌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78.75%다.
이에 따라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는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손해율 평균은 78.63%로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누계 손해율(83.3~84.2%) 대비 4~5%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력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체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율을 뜻한다. 손해보험사는 사업비 지출 등을 고려한 적정 손해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상반기와 같은 손해율이 유지될 경우 보험료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평균 손해율이 78%를 밑돌자 일부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평균 2.6%가량 낮춘 바 있다.
반면, 보험사들은 현실적으로 보험료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는 12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실손보험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합산비율이 모두 개선됐지만, 실손보험 적자를 메우기에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는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하 압박이나 요구도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보험료 조정은 원칙적으로 보험사 자율사항인 데다 실손보험 손해율로 인해 자동차보험 요율인하까지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화 추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통상 여름휴가, 명절 등에는 차량 이동량이 급증하는 데다 태풍과 폭설 등 계절적 요인도 남아 있어서다. 실제 여름 휴가철인 지난달 롯데손해보험을 제외한 9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월 대비 상승했다. KB손해보험은 76.0%에서 81.5%로 5.5%포인트 올랐으며, DB손해보험은 74.6%에서 79.0%로 4.4%포인트 상승했다. 삼성화재(79.5%), 현대해상(78.8%)은 각각 0.9%포인트씩 소폭 상승했다.
지난 3년간 동결됐던 정비수가 인상 논의도 자동차보험료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비업계는 정비수가를 현재보다 8~9%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반면, 보험업계는 적정 인상률이 1.9%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비수가가 오르면 보험료가 오히려 오를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차량 이동량 증가, 계절적 요인, 정비수가 인상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남아 있다"며 "실손보험에서 고질적인 적자도 이어지고 있어 보험료 인하가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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