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용부 "다음주 근로 없어도 주휴수당 줘야"..사업주 부담 커질듯

강지은 2021. 8. 16. 10:30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고용부, 주휴수당 행정해석 변경지침 시달
그간 마지막 주 주휴수당 지급 제외됐지만
고용부 "차주까지 근로관계 지속요구 무리"
사업주,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 추가로

【서울=뉴시스】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2019.04.17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다음 주 근로가 예정돼 있지 않아도 1주간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그 기간 일하기로 한 시간을 다 채웠다면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정부의 변경된 행정 해석이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근 경영계를 중심으로 주휴수당 폐지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그간 근무 마지막 주에는 제외된 주휴수당을 요건 충족 시 줘야 한다는 것이어서 사업주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이달 초 이 같은 내용의 '주휴수당 산정방법 관련 행정해석 변경 등 지침'을 각 지방고용노동관서와 관할고용센터에 내려보냈다.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라 1주간 소정 근로일(출근하기로 정한 날)을 개근한 근로자에게 사업주가 유급 주휴일을 보장하는 것이다.

예컨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을 일하기로 한 근로자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했다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적어도 하루의 유급휴일이 생기고, 사업주는 1일분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러한 주휴수당 발생은 몇 가지 요건이 있는데, 우선 1주일에 15시간 이상(휴게시간은 제외) 일해야 한다.

특히 고용부는 그간 1주간 소정 근로일 개근과 더불어 '다음 주 근로가 예정돼 있어야' 주휴수당이 발생한다고 해석해왔다. 퇴사를 앞둔 마지막 주에는 개근과 상관 없이 주휴수당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고용부는 이번 행정해석 변경을 통해 다음 주 근로가 없어도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고용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근로관계 계속 시 부여되는 휴일·휴가 판례에 따라 주휴일도 이 같은 요건을 적용해왔다"며 "하지만 1주간 소정 근로일을 개근했음에도 다음 주까지 근로관계 유지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이 문제와 관련해 법률 자문을 구했고, 전문가들도 다음 주까지 근로관계 지속 요구는 무리라는 의견이 많아 기존의 행정해석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고용노동부가 각 지방고용노동관서 등에 시달한 주휴수당 관련 행정해석 변경 지침.

이에 따라 주휴수당 발생 요건의 행정해석은 '1주간 근로관계가 존속되고 그 기간 동안의 소정 근로일에 개근했다면 1주를 초과한 날(8일째)의 근로가 예정돼 있지 않더라도 주휴수당이 발생한다'로 바뀌게 됐다.

즉, 1주간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그 기간 근로관계가 존속하면서 소정 근로일을 다 채웠다면 주휴수당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변경된 행정해석에 따라 몇 가지 사례를 보면 소정 근로일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고, 개근을 했으며 주휴일이 일요일인 근로자가 토요일에 퇴사했다면 주휴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 일요일 퇴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다음 주 월요일에 퇴사했다면 일요일까진 1주간 근로관계가 유지된 것으로 보고 주휴수당이 발생한다는 게 고용부의 해석이다. 수요일부터 그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일하고 퇴사한 경우도 주휴수당이 발생한다.

이번 행정해석 변경으로 근로자의 권리는 보다 강화하게 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그동안 근로자들이 소정 근로일을 채웠음에도 주휴수당을 받지 못해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행정해석 변경으로 분쟁의 소지도 종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생 등 단기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휴수당은 '1일 소정 근로시간×시급'으로 계산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8720원으로, 예컨대 시급 9000원인 근로자가 하루 8시간씩 일했다면 주휴수당 7만2000원을 근무 마지막 주에도 추가로 줘야 하기 때문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는다며 경영계를 중심으로 '주휴수당 폐지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확정된 상태다.

경영계 관계자는 "시간 단위로 정확하게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근로계약의 경우 큰 변화로 사업자에게 확실히 부담이 추가될 것"이라며 "퇴사 일자에 따라 주휴수당 여부가 결정되는 부분이어서 현장의 혼란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kangzi87@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