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레반이 아프간 장악하자 기다렸다는 듯 "일대일로 추진"

권지혜 2021. 8. 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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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손에 넘어가자 중국에선 기다렸다는 듯 일대일로 프로젝트 추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의 중국 역할론은 최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탈레반 대표단이 만났을 때 이미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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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전문가 "아프간 재건 및 복구에 참여"
탈레반, 왕이 면담 2주여 만에 "전쟁 끝" 승리 선언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모습.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접경국인 우즈베키스탄으로 도피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AP연합뉴스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이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손에 넘어가자 중국에선 기다렸다는 듯 일대일로 프로젝트 추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프간 전후 복구 및 재건 과정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 매체는 탈레반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면 테러리스트, 극단주의자, 분리주의자 등 중국이 ‘3대 악’으로 꼽는 세력과의 모든 유대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6일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함락하고 아프간 정부와 정권 이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를 상세히 전했다. 이어 “미국의 갑작스러운 철군 이후 서방 일부에서는 중국이 아프간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아프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지만 이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역할을 아프간 재건 및 복구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광 상하이 사회과학아카데미의 반테러 및 아프간 연구 선임 전문가는 “중국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다른 국가들과 국경 통제를 위한 대테러 협력을 시작했다”며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은 전후 복구에 참여하고 미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의 중국 역할론은 최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탈레반 대표단이 만났을 때 이미 언급됐다.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지난달 28일 중국 톈진에서 왕 부장을 만나 “중국이 아프간 평화 재건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해 향후 경제 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하기 바란다”며 “탈레반도 적절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바라다르는 또 “탈레반은 아프간의 어떠한 세력도 아프간 영토에서 중국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은 아프간 정세 불안을 틈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를 근거지로 하는 무슬림 단체가 위구르족의 분리·독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왕 부장은 바라다르에게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을 콕 찍어 “중국의 국가 안보와 영토 보전에 직접적 위협이 된다”고 했었다. 이 면담이 있은 지 2주일여 만에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탈레반이 3대 악의 온상이 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아프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상황이 예상 외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주융뱌오 란저우대 아프간연구센터 소장은 “탈레반의 군사 행동이 대규모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은 나쁘지 않다”며 “우리는 대학살이나 여성 학대를 보지 못했고 대부분의 주요 도시에서 아프간 정부는 싸우지 않고 항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제하고 사회 안정을 가져온다면 이는 나쁜 소식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이 탈레반과 치른 20년 전쟁이 장난처럼 끝났다고 비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미국을 깊이 믿었던 사람들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쓰레기처럼 버림받았다”거나 “미군은 헛되이 죽었고 탈레반은 다시 돌아왔으며 유일한 변화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것”이라는 조롱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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