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아프간 탈출러시..러.중은 탈레반과 협력모색

김경수 2021. 8. 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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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부대의 전투원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 있는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내부까지 진입한 채 관내 전체를 장악했다. AP뉴시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 미국 등 서방의 각국 대사관의 탈출이 빨라지고 있다.

반면 러시아 측은 평소처럼 업무를 보겠다는 입장이며, 중국은 미국이 떠나 무주공산이 된 아프가니스탄에서 일대일로를 꿈꾸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자국 대사관 인력이 모두 대피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CBS뉴스에 따르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 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주재 미 대사관 인력이 대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미국) 대사관 직원들은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 있다. 카르자이 공항 주변은 미군에 의해 안전이 확보됐다"고 밝혔다.

앞서 탈레반은 카불로 진입했다. 아프가니스탄은 함락됐으며 탈레반은 대통령궁까지 장악했다.

미국 대사관의 성조기도 내려졌다. 이는 대사관 대피의 마지막 단계가 완료됐다는 뜻이라고 더힐은 설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외국인들과 아프가니스탄인들은 탈레반 정권 인수가 임박하자 출국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등은 탈출에 동참하지 않고 탈레반 정부와 향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쥐르노프 아프가니스탄 주재 러시아 대사는 자국 방송인 '로시야-1'에 출연해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평소처럼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피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현재 직원, 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평소처럼 차분하게 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프가니스탄계 러시아인들이 희망한다면 자국으로의 정착을 돕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며칠 간 카불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계 러시아인들로부터 정착 요청 메시지르 받았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물론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같은 날 자미르 카불로프 아프간문제 담당 러시아 대통령 특별대표는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16일부터 탈레반 측과 "전화로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칸 새 지도부와 우호 관계를 희망한다면서도 탈레반 정권 인정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카불로프 특별대표는 "인식에 관한 한 우리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정권이 어떻게 행동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도착한 사람들이 파키스탄 국경에서 서류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도 탈레반 정부와 협력을 모색중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제국들의 무덤, 아프간이 이제 중국을 부른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신장 위구르족과 아프간의 탈레반 모두 수니파여서 아프간이 중국에 이슬람 탄압 중단을 요구할 경우, 중국은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아프간과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간 아프간의 미군은 중국엔 보이지 않는 이득이었다. 중앙아시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미군이 막아내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이 세를 넓혀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위구르족이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믿고 독립운동을 본격 추진할 경우, 중국에게는 엄청난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위구르족의 독립운동에 자극받아 티베트도 독립운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기 전에 이미 접촉을 했다.

중국은 지난 7월 28일 탈레반의 2인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중국으로 불러 회담을 했다. 왕이 외교부장이 톈진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탈레반 고위관계자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아프간의 최대 이웃으로 주권독립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며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며 “탈레반이 모든 테러 단체와 철저히 선을 긋고 지역의 안전과 발전 협력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단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탈레반 역시 중국 문제에 개입하자 말라는 요구를 간접적으로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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