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공제회 'BTS 효과'..올 수익률 12% 쑥

강두순,박창영 2021. 8.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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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8조 굴리는 장동헌 CIO
하이브 투자 펀드로 400억 수익
주식·채권 위주 보수적 투자서
고수익 대체투자로 변화 주효
올해 자산증가 목표 이미 달성
해외 저소득층 주택사업 참여
ESG 투자 계속 늘려나갈 것
장동헌 행정공제회 CIO가 올 상반기 투자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행정공제회]
행정공제회가 올해 상반기에 '방탄소년단(BTS)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에 투자한 펀드에 행정공제회도 참여한 덕이다. 스틱이 차익을 거둘 때 행정공제회도 400억원에 달하는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이 밖에 H&Q가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를 9000억원에 매각할 때도 출자자인 행정공제회에 300억원가량 수익이 돌아왔으며, 카카오에 장기 임대를 내준 판교 오피스 빌딩 지분도 일부 매각해 600억원 상당 차익을 올렸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사업부이사장(최고투자책임자(CIO)·59)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설정한 올해 연간 자산 증가 목표를 상반기에 이미 달성했다"며 "수익원을 다변화한 것이 상반기 호실적을 낸 비결"이라고 밝혔다.

행정공제회는 상반기 총 자산이 17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올 한 해 1년 동안 목표로 삼았던 '총자산 1조2000억원 증가'를 3000억원 넘어선 실적이다. 특히 증가분 1조5000억원 중 1조원은 기존 투자자산 가치가 높아지면서 발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에 따른 연 환산 수익률은 11.8%로 각종 연기금,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자 중 최상위권이다. 행정공제회 회원들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요구수익률인 4~5%와 비교해봤을 때 2배 이상 성과를 기록했다.

장 부이사장은 "과거 행정공제회는 리스크가 높은 투자는 극단적으로 꺼리는 기관이었다"며 "상반기엔 퍼블릭 마켓(공개시장), 프라이빗 마켓(비공개시장), 부동산 개발 사업 등 여러 분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하면서 특정 자산의 부침에 영향을 덜 받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상반기 수익에서 대체투자(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자산과 다른 수익·위험 체계를 갖는 투자 대상) 기여도가 80%에 달한다"며 "대체투자를 하면 수업료를 지불하지만 그런 리스크를 관리하는 기술도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부이사장은 전체 경력을 통틀어 목표수익률 조기 달성으로 유명세를 떨쳐온 투자 전문가다. 1998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장동헌 펀드'를 출시해 30% 목표수익률을 반 년 만에 달성했다. 이후 SK투신운용, 우리자산운용, 금융감독원 거시감독국, 자산운용감독국, 조사연구실을 거치며 민관을 아우르는 거시적 투자 안목을 갖췄다. 2015년 행정공제회 사업부이사장으로 부임한 후에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2019년 행정공제회 CIO로는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기존에 음의 상관관계를 갖던 자산들이 코로나19 이후 점차 양의 상관관계로 변해가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부이사장은 "주식뿐 아니라 원자재, 리츠 등 각종 자산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야 분산투자 효과가 나타날 텐데 이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니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부동산, 사모펀드 등이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로서 그러한 융합을 신속하게 따라잡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와 관련한 투자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그는 "해외 부동산은 어포더블 하우징(affordable housing·저소득층 가족, 노인, 장애인을 위한 월세가 낮은 민간 소유 주택)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면서도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려 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세계적으로 원가가 오르는 상황"이라며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은 실적이 되레 좋아질 수 있다. 상승한 원가를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능력이 각 기업에 있는지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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