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율 늘자 살인·강도 범죄 줄어
16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 2020'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범죄 발생 추이 등에 대해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범죄 발생 건수는 2015~2016년 2년 연속 200만건을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2017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은 약 176만건으로 2018년에 비해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지난 10년 중 두 번째로 범죄가 적게 발생한 해였다.
줄어든 전체 범죄 건수는 검거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70%대에 머물던 검거율이 2015년부터 80%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범죄 검거율은 △2015년 81.1% △2016년 84.2% △2017년 85.3% △2018년 84.4% △2019년 83.7%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을 보면 살인과 강도 범죄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10년 1262건 발생한 살인 범죄는 점차 감소세를 보이다 2019년에는 847건으로 줄었다. 강도 범죄의 감소 폭은 더 큰 상황이다. 2010년 무려 4395건이나 발생했던 강도 범죄는 2019년 845건으로 줄었다. 10년 만에 20% 미만으로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살인·강도 범죄건수가 감소한 배경으로 검거율과 변화한 시대상을 지목했다. 곽대경 동국대 사범대교수는 "신용카드가 보편화되면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금품이 적어지다 보니 강도 발생 건수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폭력과 사기 범죄는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 사기 범죄는 약 31만3천건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이자, 2010년 20만5천건보다 10만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기 범죄는 2019년 전체 범죄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17.7%일 정도로 높은 편이다.
2019년 성폭력 발생 건수는 3만2029건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래 두번째로 성폭력이 많이 발생한 해였다. 10년 전인 2010년과 비교했을 때 1만건 이상 증가했다. 이는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변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곽 교수는 "과거 성범죄 피해자는 숨기는 경향이 강했으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사기범죄가 증가한 원인에 대해 김 교수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수단이 지능화·다양화됐기 때문"이라며 "사기 범죄에 대한 검거율이 타 범죄에 비해 저조한 것도 하나의 원인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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