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결국 토론회 취소→비전 발표회..李·尹 갈등 봉합?

[the300]18·25일 토론회→25일 비전발표회로 변경..李·尹 갈등 일단 멈출듯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당초 18일 열 예정이었던 당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주관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를 취소했다. 대신 두 번째 토론회가 예정돼 있던 25일 토론회를 비전발표회로 바꿔 진행한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경준위가 기존에 기획한 18·25일 토론회는 김기현 원내대표의 중재안에 따라 25일 비전발표회로 대체돼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최고위원 전체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18일 토론회가 무산된 이유에는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당내에 중재안이 있었고 많은 의견들이 있다 보니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이 합리적인 방안으로 결정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2시간 넘게 장시간 진행됐다. 임 대변인은 "당내 상황이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개인적인 의견을 내는 건 최대한 자제하고 당의 통합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회의가 길어졌다"며 "결론적으로는 최고위에 참석하신 모두가 별다른 이견 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선관위원장 인선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는 서병수 경준위원장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려고 했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토론회 관련 내용을 제외한 경준위의 경선 준비 계획안은 모두 원안대로 추인됐다. 20대 대선 경선을 위한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출범키로 결정됐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근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2/뉴스1

대선주자들은 '토론회 논란'에 입장이 서로 엇갈렸다. 정계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경준위 주관 토론회가 당헌, 당규에 없는 월권이라고 주장해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경준위가 독단적이라고 비판하는 입장을 보였다. 일각에서 이준석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을 지지한다는 의심을 하는데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에게 불리한 것으로 여겨지는 조기 토론회를 강행한다면 지도부의 공정한 경선 관리에 타격이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토론회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 자체가 대선주자로서 자격 미달이며 당 대선후보가 지도부를 흔드는 행태는 내부총질과 다름 없다는 의견 등을 밝혀왔다.

경준위 주도 토론회가 취소되면서 일단 내부 갈등은 봉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에게 사전에 알리지 않은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부터 당내 행사 보이콧(거부) 논란, 녹취록 유출 의혹 등으로 이어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의 갈등은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후보들에게 공정한 룰을 강조하는 지도부와 특혜 의혹을 의심하는 주자들 간에 충돌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당내 1위(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주자인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당 방침이 수정된 것에 다른 후보들의 문제제기와 반발이 이어질 수도 있다.

당 주도권을 둘러싼 힘 겨루기에서 이 대표가 한발 물러서면서 리더십에 손상이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게 이 대표의 리더십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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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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