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암 등 '지질유산의 보고' 울산..국가·세계 지질공원 인증에 도전

글·사진 백승목 기자 2021. 8. 1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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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울산은 ‘지질유산의 보고’다. 영남알프스로 대표되는 내륙·산악과 계곡·하천지대는 물론 해안 일대까지 기암괴석과 암벽이 수두룩하다. 울산시는 국가지질공원 인증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도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찾은 울산시 동구 대왕암 주변. 시민과 관광객들이 거대한 황갈색 암석에 올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렁이는 동해를 감상했다. 대왕암은 신라 문무왕의 왕비가 죽은 뒤 왕을 따라 동해를 지키는 용이 돼 스며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관광객 박성현씨(45·부산)는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웅장하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딸이 “저 바위가 언제쯤 태어났을까”라며 궁금하자 박씨는 “수천만년 전 공룡이 살 때부터 있었단다”라고 답했다.

가족단위로 울산 대왕암을 찾은 시민이 지난 10일 바다와 암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백승목 기자


대한지질학회(학회)가 지난 3월부터 수행 중인 연구조사 내용을 보면, 대왕암은 6000만~7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에 생성됐다. ‘시스텍(해안에서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생긴 길쭉한 원통 모양의 암석)’과 ‘토르(기반암과 연결돼 지표에 노출된 것)’ 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대왕암을 전체 5개 등급 중 1등급(세계적 가치 등급)으로 판단했다. 울산에는 이외에도 북구 주전동 화강암·포유암과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가 1등급으로 분류되는 등 세계적으로 보호가 필요한 지질이 3곳 더 있다.

울산에는 2등급(국가적 가치 등급) 지질 자원도 울주군 국수천 습곡(암석이 휘어진 상태의 지질구조)을 비롯해 북구 강동 화암주상절리, 간절곶 파식대, 태화강 선바위 등 12곳에 이른다. 이중 국수천 습곡은 자연이 빚은 예술품 같다는 평가도 받는다. 마치 길쭉한 샌드위치를 구부려 놓은 듯한 암벽은 백악기말 퇴적과 지각변형을 뚜렷히 보여준다. 3등급과 4등급 유산도 각각 3곳, 2곳 있다.

바다에서 바라본 울산 대왕암 │울산시 제공


학회가 울산 지역 112곳의 지질목록 중 우선 40곳을 상세 조사대상으로 선정하고, 지금까지 20곳에 대해 평가한 결과가 이 정도다. 울산시는 학회가 추가 조사를 진행하면 가치를 인정받는 지질유산이 훨씬 더 나올 것으로 본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세계급 유산 1곳을 포함해 국가급 5개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임현수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17일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만으로도 국가지질공원 인증 기준을 충족하고, 향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가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대한지질학회가 2등급(국가급)으로 평가한 울산 울주군 국수천 습곡 │울산시 제공


울산시는 내년에 환경부에 국가지질공원 후보지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후 203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윤석 울산시환경정책과 주무관은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자연유산에다 인류의 이익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유산을 학습하고, 보전활동과 함께 관광자원화로 연결되려면 그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지질학회가 2등급으로 평가한 울산 북구 주전동 포유암│울산시 제공
대한지질학회가 2등급 가치로 평가한 울산 북구 주상절리 │울산시 제공
울산 태화강 상류 선바위(2등급)│울산시 제공

글·사진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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