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이 친일파? 작심한 최재형 "분열의 구태정치 이제 끝내자"
여권으로부터 '조상 친일' 공격을 받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연좌제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동안 대선캠프의 공보특보단 등을 통해 친일 공격에 반박해왔으나 여당 인사들의 공격이 계속되자 최 전 원장이 직접 나서 "구태 정치를 끝내자"고 호소했다.
최 전 원장은 "지금 식민지에서 벗어난 그 수 많은 나라 가운데 대한민국처럼 번영하고 성공한 나라는 없다"며 "그런데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불행한 과거사를 현재로 끊임없이 소환해 미래의 발목을 잡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보 진영은 지난 수 십년 간 자신들의 정치적 반대파를 친일파로 낙인찍어 공격해왔다"며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발전시켜 온 주역들 특히 6.25 전쟁에서 북한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전쟁영웅들마저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만 초대대통령과 고려대·동아일보 설립자 인촌 김성수,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의 영웅 백선엽 장군, 흥남 철수작전의 김백일 장군 등을 예로 들었다.
최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당신의 부모님도 흥남 철수작전 때 미군과 국군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했다고 하셨다"며 "김백일 장군이 구해낸 북한 동포 중 한 분이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며 연좌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이제 끝내야 한다"며 "과거를 소환하고 친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가르고 조상의 고된 삶을 함부로 평가하는 구태정치는 이제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부에 대해서 춘천고보 재학시절 강원도 최초의 항일학생운동으로 평가받는 순종 서거를 애도하는 상장달기 운동을 벌인 점, 일본인 교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항해 동맹 휴학 투쟁을 벌여 제적당한 점, 농민 야학부를 설립해 계몽운동을 펼친 점, 만주 조선인 거류민 대표 시절 구타당하던 조선 청년을 구하려다 일본인 경찰부서장의 일본도를 뽑아 대적했던 점 등을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단지 일제시대에 유지로 살았다는 이유로 저희 조부를 '친일'로 몰아세우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이냐"고 말했다.
아울러 증조부에 대해서는 "친여 언론매체들은 또 저의 증조부가 면장을 지내면서 조선총독부의 표창을 받았다고 친일파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들이 말하는 표창이라고 주장하는 '국세조사기념장'은 당시 인구조사를 시행했던 면장들 수만명에게 일괄적으로 나누어 주었던 기념주화 비슷한 것인데 흔한 것이어서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쇼핑몰에 들어가 검색하면 2만~3만원이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받았다고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게 과연 말이 되느냐. 당시 기념장을 받았다는 수 만명이 모두 다 친일파라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조부 형제들이 증조부 회갑 비용을 아껴 국방헌금 20원을 냈다는 신문 기사에 대해서는 "평생을 일제를 미워하며 살아갔던 저희 조부 형제분들이 20원의 국방헌금을 냈고 언론에 그것을 미화하는 1단짜리 기사 한 줄이 실렸다고 친일파라니 그게 가당한 주장이냐"며 "(강제적 모금운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국방헌납을 한 그 수많은 조선 백성들은 모두가 친일파냐"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저희 아버님은 물론 작은아버님, 둘째 작은아버님은 6.25 전쟁, 월남전에 직접 참여해 싸우셨다. 저희 4형제는 모두 육해공군 장교로 국방의 의무를 다 했다"며 "제 큰 아들은 보육시설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현역으로 입영하지 않아도 됐지만 자진입대해 해군으로 현역복무를 마쳤고 둘째 아들도 육군에서 현역 복무 중이다. 제 조카들과 조카사위 등 10여명 모두가 디스크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으로 마친 1명을 제외하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아프가니스탄 사태도 언급하면서 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카불 국제공항의 거대한 탈출행렬을 보면서 1975년 미군 철수로 공산화된 남베트남 보트피플의 비극이 떠올랐다"며 "두 나라의 패망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국가를 무너뜨리는 것은 적국이 아니라 내부 안보의식의 결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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