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스폰서 의혹' 전 경무관, 경기도 산하 기관 상임이사로 채용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가 맛 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보은 인사’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 스폰서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 간부가 지난해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상임이사로 채용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무관을 지낸 A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상임이사로 취임했다. A씨는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서울지방경찰청 보안 1과장, 경찰청 대변인실 홍보담당관, 울산지방경찰청 차장, 주 중국 대사관 참사관 겸 영사 등을 지냈다. 

총경·경무관으로 승승장구하던 A씨는 2012년 4월 과거 한 기업인으로부터 3년 넘게 수천만원의 현금과 향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기소됐다. A씨는 2006년 11월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사업가 B씨로부터 2009년 3월까지 4차례에 걸쳐 2600만원의 현금을 받았다. 2006년 말부터 2007년 중순까지 B씨의 회사 법인카드로 13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사용하는 등 약 4100만원 상당을 스폰 받았다.

A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 알선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5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2013년 7월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이후 2015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코나아이 중국 법인장으로 일했다. 코나아이는 스마트카드의 IC 제조와 지역화폐 플랫폼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회사로 2019년부터는 경기도 지역 화폐 운영사로 선정됐다. 

A씨를 비롯해 코나아이 관련 인사들의 채용 의혹은 경기도의회 도정질의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신정현 경기도의원은 지난 4월 임시회 도정질의에서 코나아이 특혜와 수상한 인사교류를 비롯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하여 지적했다. 신 의원은 “주식회사 코나아이의 중국 법인장(부사장급) 출신인 A씨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상임이사로 임명되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성남시장상권활성화재단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B씨는 이 지사의 취임 이후 주식회사 코나아이의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며 “도민의 세금을 집행하고 관리하는 기관인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과 이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실상 용역업체인 주식회사 코나아이가 한 식구인데, 제대로 된 견제와 감독, 통제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A씨의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의 상임이사 임명에 대해 “과거 사건에도 불구하고 전문성과 업무 능력을 보고 판단했다”며 “정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쳐 이뤄진 인사”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은 “채용 응모자 전원 대상으로 결격사유와 범죄경력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기지역화폐 운영계약은 경기도와 코나아이, 28개 시·군이 계약대상”이라며 “상임이사 채용 당시 제출한 이력 중 코나아이 관련 경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