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찢긴 채 던져졌다" 공원서 남성 수백명이 女폭행 [영상]
파키스탄의 공원에서 대낮 수만 명이 모여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남성 수백명에게 둘러싸인 채 '묻지 마 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갈취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나흘 전 파키스탄 펀자브주 라호르에 위치한 공원에서 여성 A씨가 틱톡 동영상을 촬영하던 중, 남성 군중으로부터 추행과 폭행을 당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공원에는 파키스탄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최대 4만명의 사람이 모여있었다. A씨는 친구 6명과 함께 공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SNS에 퍼지며 논란이 확산했다. 영상에서 A씨를 둘러싸고 있던 남성들은 그를 더듬거나 잡아당기다가,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뒤 공중에서 옮기기 시작한다. 여성의 도움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폭행한다. 한 남성은 A씨의 신발을 벗겨 멀리 던지기도 한다.
A씨는 "남성들이 나를 더듬으며 밀고 당겼다"며 "여러 사람이 나를 도우려 했지만, 힘에 밀려 옷이 찢긴 채 결국 공중으로 던져졌다"고 말했다. 또 "내가 갖고 있던 반지·귀걸이 등 귀금속을 비롯해 휴대전화와 신분증, 갖고 있던 현금 1만5000루피(약 23만원)를 까지도 다 빼앗겼다"며 "상황을 지켜보던 공원 경비원이 (도망치도록) 펜스를 열어줬지만, 오히려 이곳을 통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왔다"고 덧붙였다.
현지경찰은 여성에 대한 성추행과 폭행, 절도, 폭동, 불법 집회 등의 혐의로 신원미상의 수백명을 입건해 수사에 나섰다.
한편 이 사건 여파는 파키스탄 정치권까지 확산했다. 펀자브주 대변인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영상을 통해 용의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수사 의지를 나타냈다.
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 의장은 "이건 우리 사회의 부패와도 관련 깊다. 파키스탄인을 수치스럽게 하는 사건이다. 책임자들이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파키스탄 여성들이 불안을 느낀다. 모두의 안전과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고 정부와 여당을 겨냥했다.
전 부총리의 딸은 "우리는 모래에 머리를 묻을 수 없다. 파키스탄은 안전하지 않다"며 "여성들도 아이들도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역겹고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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