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 코리아'에 삼성전자 '빚투'로 대응한 개미..승자는?

박경현 2021. 8. 1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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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1시 26분 현재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400원(-0.54%) 내린 7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남용희 기자

삼성전자, 7거래일 연속 하락세…7만3500원 거래 중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가 집중적인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서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형주를 팔아치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기록적인 '빚투'(빚내서 주식투자)로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후 1시 26분 현재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400원(-0.54%) 내린 7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로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8만 원 선이 깨진 데 이어 7만 원 초반까지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을 중심으로한 매도가 이어지며 낙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9~13일) 외국인투자자들은 7조 원이 넘는 삼성전자 매물을 쏟아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과 반도체 업황 우려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올 들어 사상최대 규모로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8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8조7364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매도다.

매도는 지난 9일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외국인 대거 이탈은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따른 원화 약세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큰 폭으로 줄었다. 연초 36%에 육박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31.53%(17일 기준)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해 개인들은 빚투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주식을 담보로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인 25조 원을 넘어섰다. 13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955억9600만 원을 기록했다.

개인들은 하락폭이 큰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형주를 위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개인투자자 지분율은 급격하게 늘어 지난해 말 대비 두 배로 급증했다. 개인 지분율은 18일 기준 역대 처음 13%(13.08%)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지분율은 역대 최대인 6.48%를 기록했는데 8개월 만에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개인은 올해 들어 1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3억9420만 주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총 주식수(59억6978만 주)의 6.60%에 해당한다. 외국인은 올해 2억4288만 주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1억6142만 주를 팔았는데 개인이 이를 모두 받아낸 셈이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9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8955만 주를 던졌고 개인이 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수도 꾸준히 올라 현재 5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소액주주(지분율 1% 이하)는 지난해 말 대비 240만 명 늘어난 454만6497명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앞으로도 상당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더팩트 DB

시장에선 증시의 추가적인 하락 예상에 따라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앞으로도 상당수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따른 매도세는 일단락 됐다고 보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남아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Fed가 테이퍼링을 시작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여 한국 및 신흥국 금융시장에선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경기회복에 있어 악재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으로부터 추가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주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함에 따라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자제할 것을 조언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와 비교할 때 외국인의 추가 매도 규모는 약 5조 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빚투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증시가 급락하면 반대매매의 위험도 커진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빚을 낸 상황에서 제 때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외국인이 추가적인 매도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무분별한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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