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떡볶이는 정크푸드"에.."K푸드가 불량식품이냐"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9)씨의 “떡볶이는 정크푸드(부실 식품)” 발언에 외식·식품·유통업계가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5400만 달러(약 635억원)어치가 수출돼 김치와 라면에 이어 한국 식품 중 수출 3위를 기록한 ‘K-푸드’를 ‘불량 식품’ 취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황 내정자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떡볶이는 영양이 불균형하고 자극적인 맛을 내는 정크푸드다. 어린이 건강에 좋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학교 앞 금지 식품’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학교 반경 200m 내에서 고열량 및 저영양 식품과 고카페인 음료 등을 팔지 못하게 돼 있는 ‘어린이 식품안전 보호구역’에서 떡볶이도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식업계는 반발했다. 19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손무호 정책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떡볶이는 한국 사람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오랫동안 먹어온 음식으로, 음식점에 따라 쓰는 양념도 다르고, 들어가는 재료와 요리 방법도 다르다. 일괄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식품업계와 유통업계도 황 내정자의 발언에 의문을 표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떡볶이는 K-푸드의 대표 주자 후보군에 올라 있다”며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로서) 적절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떡볶이는 지난해 54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6.7% 상승한 수치로, 라면과 김치에 이은 수출 3위였다. 떡볶이 떡 등 떡류의 수출액도 3130만 달러로 42.4%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GS리테일과 손잡고 지난해 11월 베트남 현지 매장에서 ‘떡볶이의 날’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황 내정자의 주장을 두고 “(학교 앞 금지 식품이라고 해서) 학교 근방 모든 식당이나 마트 등에서 팔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실효성 없는 발언”이라며 “설령 막는다고 해서 아이들이 안 먹겠냐”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우수판매업소로 지정되거나 학교 내에 위치한 업소의 경우 ‘학교 앞 금지 식품’을 취급하지 못하지만, 그 외의 일반 업소들의 경우는 강제성이 없다.
황 내정자는 이전부터 떡볶이를 여러 차례 방송과 언론 인터뷰,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해왔다. 2018년에는 한 방송에 출연해 “떡볶이는 맛없는 음식이다. 한국 사람들이 떡볶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익숙해져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해 한 차례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황 내정자는 페이스북에 “떡볶이는 청소년의 끼니이다. 떡볶이를 먹으면 밥을 덜 먹게 되어 있다. 수입 쌀의 떡볶이를 먹여서는 국산 쌀의 밥을 덜 먹게 만든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떡볶이로(2009년 ‘떡볶이 세계화’ 사업으로) 이를 부추겼다”는 주장을 펼쳤다. 같은 해 그는 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떡볶이 광고를 찍어 구설수에 올랐다.
황 내정자는 지난 12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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