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국·대만·유럽, 아프간과 근본적 차이..침략 당하면 미국 대응할 것"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1. 8. 2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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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모든 미국 국민들에게 9월 말부터 코로나19 부스터샷 접종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대만, 유럽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아프가니스탄과 다르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등이 외부로부터 침략을 받거나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에 전복되면서 초래된 대혼란으로 한국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이 가질 수 있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이 전날 인터뷰 해 방영한 기사에서 “(아프간과) 대만,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중국이 대만을 향해 미국에 의지하지 말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그 섬(대만)이나 한국에서 내전에 근거한 협정이 아니라 통합 정부에 근거한 협정을 맺은 상황”이라면서 “사실은 이 정부들은 악당들(bad guys)이 자신들에게 나쁜 행위를 못하도록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대국민 연설에서 다른 나라의 내전에서 미군이 끝없이 싸우도록 것은 미국의 안보 이익이 아니라면서 아프간 철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한국, 유럽 등 적대세력 또는 위협세력과 맞서고 있는 미국의 다른 동맹국에서도 미군을 철수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대만의 경우 미군을 주둔하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은 대만을 향해 미국을 믿다간 아프간 꼴이 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ABC 인터뷰 발언은 이 같은 관측을 반박한 것이다. 한국, 대만, 나토는 내전 상태도 아니고, 정부와 군대가 항복해 버린 아프간과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한 것이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17일 언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그는 한국이나 유럽으로부터 우리 군대를 감축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등에 대해 “우리는 모든 약속을 지켰다”면서 상호방위조약에 명시된 공동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5조에 대한 신성한 약속을 했다”면서 “만약 누군가가 나토 동맹국을 침략하거나 적대적 행위를 할 경우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마찬가지”라면서 “이것은 그것(아프간)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 국가들이 체결한 나토 헌장 5조는 ‘한 나라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해 개별 회원국 혹은 집단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으로 미국과 유럽의 공동안보 공약을 상징한다. 나토 헌장 5조가 발동된 사례는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발했을 때가 유일하다. 미국과 일본이 맺은 안전보장조약 역시 5조에 같은 내용을 담고 있으며,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3조에 이런 내용이 명시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믿을 수 없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질문에 “누가 그렇게 말하느냐”며 “내가 이 결정(아프간 철군)을 하기 전에 나는 모든 동맹, 유럽의 나토 동맹과 만났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들은 동의했고, 우리는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과 관련해 나토가 선택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선택권이 있었다”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보증할 수 있는 것은 나토 동맹국들은 조용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아프간에 군대를 파견했던 나토 동맹국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으며 나토 동맹국들도 그들의 의견을 활발하게 개진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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