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이준석..당 내홍에 서병수 경준위원장 사퇴

조익신 기자 2021. 8. 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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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지사 사이의 '저거 논란'이 아주 뜨거웠죠. 이런 상황에서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오늘(20일) 전격 사퇴하면서 이준석 대표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게 됐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른바 '저거 논란'. 양측이 공방을 자제하며, 사실상 휴전에 돌입했습니다. '저거'가 도대체 뭐냐? 뉘앙스만으로 콕 짚어 말하기 '거시기'한 문제죠? 답 없는 다툼. 국민의힘 내에선,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이런 문제는 오히려 그냥 이제, 이제 그만 이야기합시다. 덮고 넘어갑시다. 저도 힘들어요. 우리 다 힘들고.]

다만 애매한 문제인만큼 '궁예'의 관심법이 등장하기 딱 좋은 이슈죠? 특히 강 건너 불구경 중인 민주당 입장에선 그냥 꺼트리긴 아까운 '불씨'입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결국 정당은 정권 재창출 아니겠습니까? 그랬을 때 볼 때 윤석열 후보가 그 기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하는 평가가 내재돼 있는 것이다. 이 '정리'의 의미에는.]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21년에 드디어 궁예가 CBS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이른바 '준석열 대전'에 갑자기 참전해 '정리 논쟁'을 일으켰죠.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속내가 뭐였냐? 이 역시 해석이 분분합니다.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링 위에서 권투를 한다고 하면 선수가 선수끼리 붙어야 되는데 지금 선수가 심판을 쳤잖아요. '심판을 왜 때리지? 권투에서?' 심판 때리는 건 혹시 심판이 되려고 하시는 거 아니냐?]

심판, 다시 말해 당대표직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건데요.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당대표! 밀약설도 흘러나옵니다. 원 전 지사, 무슨 소리냐!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어제)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으로부터 당권 제안을 받았다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 저는 제가 윤석열 총장을 법무장관으로 쓰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강력한 비판과 검증을 할 것이고 만약에 그게 제대로 안 돼 있다고 한다면 결국 윤석열 총장은 저한테 무릎을 꿇고 큰 팀에서 저한테 협조를 해야 되는 위치로 오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 전 총장이 본인에게 무릎을 꿇을 거다. 충성 서약이라도 받겠다는 얘긴 아니겠죠? 당장, 이런 지적이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무릎을 꿇고 이런 좀 너무 과한 표현이 나오잖아요. 원 지사의 반응이 너무 과한 표현이 나올 때는 뭔가 좀 당황했다는 이야기죠.]

'밀약설'이야 어찌됐든, 원 전 지사가 '노이즈 마케팅'엔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다만, 바람직한 행동이었느냐는 또다른 문제죠?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준석 대표나 윤석열 후보나. 양쪽을 오가면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거죠. 철저하게 당을 강화시키고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인다 이런 생각이 없는 거죠. 굉장히 좀 저급한 정치를 하신 거죠.]

원 전 지사가 컷오프를 통과하기 위해 좀 급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제가 볼 때는 급했던 것 같아요. 예선에서 떨어지는 것이 갖고 있는 모멸감을 견디기보단 조금 미안하지만 이준석 대표를 가지고. 이준석 대표가 약간 빌미를 줬으니까… 이게 참 정치인들의 숙명인데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하고 나면 나쁜 이미지가 남을 경우에 상처가 남아요. 그러면 대통령 후보가 되기는 어렵죠.]

이번 일로 가장 상처가 큰 건, 이준석 대표입니다. 원 전 지사 뿐만 아니라 당 의원총회에서도 성토가 이어졌죠?

[서병수/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 (지난 18일) : 당대표를 위해서 우리가 똘똘 뭉쳐야 되겠다. 왜 이렇게 지도부를 흔드는 것인지 제발 좀 자중해 주십사 하는… (우리가 (분열 없는 걸) 원하는 거예요. 당대표가 분란이지. 비공개로 전환…)]

여권에선 한마디로 '망했다'는 혹평까지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망했죠. 당 구성원들이 대들고 그다음에 당 대선후보들이 시비를 걸지 않습니까? 이거는 얕봤다는 거잖아요. 만약에 이분을 건드려서 불이익이 올 것 같으면 누가 건들겠어요?]

국민의힘에선, 일단 이 대표를 감싸는 분위기입니다. 차차 배워나가면 된다는 겁니다.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미 2030 세대를 대표할 만한 상징자본이 됐죠. 이게 신세대 37살 정치인이 쓰는 화법, 문법. 너무 다르거든요. 참 낯설어요. 저도 가끔씩 당황하거든요. 바로바로 쏘니까요. 이준석 대표는 공부를 잘했던 학생이라 그런지 뭐가 부족하고 뭐가 잘못됐는지를 알더라고요.]

[허은아/국민의힘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이준석이 이 당내에 어떤 중도층을 아우르고, 그동안에 저희에게 눈길을 돌려주시지 않았던 20세대, 또 30세대들에 대한 눈길 그리고 관심, 호응을 더 많이 얻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MZ세대의 상징자본. 그 역할에만 충실하란 이야기로 들리기도 합니다. 대선이란 전장의 최고사령관, 그 능력엔 여전히 물음표를 붙였습니다.

[조해진/최재형 캠프 기획총괄본부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건곤일척의 대회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리고 막강한 민주당, 문재인 정권을 상대로 해서 정권을 빼앗아 와야 되는 이 큰 전쟁에서 30대 0선의 당대표가 최고사령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설상가상이라고 할까요? 이 대표를 받쳐주던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오늘 사퇴의 뜻을 밝혔습니다.

[서병수/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장 : 오해와 억측으로 인해서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서 의심을 받는 그런 처지에 대해서 경선준비위원장으로서 상당히 자괴감을 느끼고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경선준비위원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리고 거론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장도 맡지 않겠습니다.]

이 대표. 서 위원장을 선관위원장 자리에 앉힐 생각이었죠?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8일) : 지금 8명이기 때문에 전체 최고위원이, 그래서 1명 더 늘리면 아무래도 이준석 대표가 조금 더 주도권을 잡을 수 있죠. (그러면 서병수 위원장이 선관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좀 더 높네요?) 아. (깊은 한숨이.)]

이 카드가 사라진 겁니다. 서 위원장의 사퇴로 경선 룰과 관련된 다툼도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당장, 역선택 문제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조해진/최재형 캠프 기획총괄본부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여론조사 데이터들을 쫙 분석해보면 일관되게 최재형 후보에 대한 역선택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에 의한 역선택이 작용하고 있다, 그게 지금 지지율 상승의 조금 정체된 듯한 모습에 그 원인이 상당히 강하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승리의 룰을 채택을 해야지 패배의 룰을 채택을 하자고 그것도 처음에 자기가 했던 말도 바꿔가면서. 그런 부분은 좀 매우 최재형 캠프 내에서 심각히 좀 반성을 해야 한다. 그분 정치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어요.]

역선택이 정말 최재형 전 원장의 지지율 정체의 원인이냐. 이건 또다른 문제긴 합니다.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스스로가 준비가 안 됐다, 답변할 내용이 없다, 준비해서 답변하겠다, 전혀 준비 안 된 모습을 보였잖습니까. 그것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지 역선택 때문에 최재형이 뜨지 않는다, 그것은 전혀 설명으로서는 궁색하다.]

이준석 때리기의 시작. 윤석열 전 총장이었죠? 그런데, 정작 본인은 '준석열 대전' 전장에서 쏙 빠졌습니다. 며칠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심산은 아니겠죠? 지금은 가만히 있는 게 돕는 거란 이야기도 있긴 합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JTBC '썰전라이브' / 어제) : 이때 한마디만 하게 되면 어쨌든 논쟁의 중심에 또 들어가거든요. (기름을 붓는 거죠.) 그렇죠. 이때는 좀 (가만히) 계시는 게 훨씬 낫다고 봐요.]

이 대표가 코너에 몰린 이유. 공정성 시비가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면엔 이 분이 있습니다.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3월 6일) : 윤석열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지구를 떠야지. (윤 전 총장이 '야 너 와라' 하면 어떡할 거야?) 난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이 있다니까. (누구?) 유승민. 내가 (당권) 잡을 거야.]

[유승민/전 의원 (어제) : 진짜 억울해요. 왜냐하면 이준석 대표한테 가는 온갖 비난 이게 전부 다 그냥 저한테 와가지고. 사람들이 전부 다 '저거 전부 다 유승민이 뒤에서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거 아니냐.' 천만의 말씀.]

진짜 억울한 사람. 이준석 대표일 수도 있습니다. '0선 당대표'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 대표. 돌고래인 줄 알았는데, 대선주자들의 고래 싸움에 낀 새우 신세가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대표의 심정 이렇진 않을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 영화 속 장면으로 대신합니다.

[영화 '신세계' : 이러면 완전히 나X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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