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나노 신공정' 두려웠나..헐뜯기 바쁜 대만

심재현 기자 2021. 8. 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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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을 두고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만에서 삼성전자 3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반도체 기술 로드맵의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 자신감을 피력한 지 보름여만이다. 100조원에 육박하는 파운드리 시장을 두고 기술 경쟁만큼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2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업체 디지타임즈리서치가 지난 18일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2023년까지 3나노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내년 7월부터 3나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파운드리 1위업체 대만 TSMC보다 삼성전자의 양산 시점이 1~2년 이상 뒤처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디지타임즈리서치는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적용하는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이유로 들었다. GAA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에서 반도체의 전류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성능과 효율을 높인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 방식보다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반도체 공정이 초미세화하면서 불가피한 구조로 평가되지만 기술적으로 아직 양산에 적용하기 어렵다.

디지타임즈리서치는 삼성전자가 3나노 제품 개발을 새로운 GAA 공정과 동시에 진행하면서 공정 전환에 따른 수율(생산된 제품 중 합격품의 비율, 일반적으로 수율이 80% 이상이어야 수익성을 확보해 양산을 시작할 수 있다)을 계획대로 내년까지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빨라야 2023년 이후 삼성전자의 GAA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보고서를 작성한 에릭 첸 연구원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양산할 3나노 1세대 제품에 GAA 기술을 적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공정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도 "GAA 공정이 내년 양산될 3나노 1세대, 2023년 양산될 3나노 2세대에 적용될 예정"이라며 "이미 3나노 GAA 1세대 공정의 경우 고객사가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나노 공정 개발을 두고 GAA 방식을 선택한 삼성전자와 달리 대만 TSMC는 기존의 핀펫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이 삼성전자보다 월등하게 앞서는 만큼 과감한 시도에 나서기보다는 안정적인 방식으로 3나노 양산에 먼저 성공하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점유율 55%로 1위를, 삼성전자는 17%로 2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핀펫 방식을 택한 TSMC의 경우 내년 7월쯤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3나노 양산 타이틀을 내주더라도 세계 최초 GAA 공정 도입을 주도해 파운드리 공정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TSMC도 2023년으로 예상되는 2나노 공정부터는 GAA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TSMC에 한발 앞서 GAA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 앞으로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고지를 하나 확보하는 셈이라고 본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3나노 제품 출시 계획을 두고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고객사에 GAA와 핀펫 공정의 기술 차이를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GAA 방식의 3나노 공정 개발에서 수율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 변화를 좌우할 관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한 인사는 "현재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격차가 30~40%포인트 나지만 10나노 공정 이하로 한정하면 6대 4 정도로 줄어든다"며 "대만에서 최근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부쩍 늘어난 것도 이런 사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디지타임즈리서치의 모회사인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최근 TSMC와 삼성전자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10회에 걸쳐 비교·분석한 기획 시리즈에서 "삼성전자가 10년 안에 TSMC를 이길 가능성은 없다"고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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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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