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재형 "우리 가족 3대, 군복무 88년"..그러나 '면제' 尹·李 저격 안했다

하윤해,이상헌 2021. 8. 22. 09: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인터뷰
“월성 1호기 사건, 문재인정권의 권력 전횡”
“윤석열, 적폐청산 수사로 많은 사람들에 상처”
“우리 집안 3대 남자 17명 중 16명 현역 복무”
“중도사퇴 없다…옳은 길 가는 모습 보여줄 것”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마련된 자신의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아버지와 2명의 작은아버지들, 그리고 우리 4형제와 조카들까지 3대(代)에 걸쳐 군 복무 기간을 모두 합치면 88년”이라고 21일 말했다.

그는 이어 “사위들까지 합쳐 우리 가족 3대의 남성이 모두 17명인데 16명이 현역 복무를 했다”면서 “ROTC(학군단)로 장교 입대를 준비하던 조카 한 명만이 허리 디스크가 터져 현역 입대를 하지 못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최 전 원장은 병역 면제를 받았던 대권 경쟁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병역 문제를 정치쟁점화해 상대방을 공격할 의사는 없다는 뜻으로 보였다.

최 전 원장은 “병역 의무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서 이를 이행하는 것을 가지고 특별하다고 생각을 안 해봤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른 후보들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채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건지, 못한 건지 그 부분에 대해선 국민들이 궁금해 할 거니까 적절한 해명이 있어야겠죠”라고 짧게 언급하고 지나갔다.

최 전 원장은 뜨지 않은 지지율에 대해 “답답하죠”라고 토로했다. 그러고는 “가족들이 ‘가슴에 있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하라’고 조언하는데, 그런 것들에 익숙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얘기하고 그래야 하는데, 제가 거기에 익숙하지 않다”면서 “잘못한 것은 (잘못을 저지른) 본인이 더 잘 알텐데, 그걸 지적하기 보다는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제가 살아온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최 전 원장을 가리켜 “교장 선생님을 하면 가장 잘 하실 분이 정치권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선한 인품의 최 전 원장이 전쟁터 같은 대선 판에서 살아남을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국민일보는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차려진 최 전 원장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최 전 원장은 1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마치 판결문을 쓰듯 신중하게 답변을 했다. 턱을 괴고 눈을 감은 채 대답을 고민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기도 했다. 기존 정치인들과 전혀 다른 인사가 대선판에 뛰어든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 마련된 자신의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


-감사원장 시절,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를 이끌면서 문재인정부와 대립했는데.

“월성 원전 1호기 사건은 법치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건이다. ‘영구 가동 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댓글 한 줄에 법과 절차를 무시한 행정이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이라도 권력의 행사는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정권에서는 권력의 전횡이 이뤄졌고, 이를 묵과할 수 없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와, 이를 주도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조국 수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개인적 문제뿐만 아니라 조국으로 상징되는 위선과 내로남불의 문제였다. 윤 전 총장이 이를 밝혀내는 수사를 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조국 수사 이전에 적폐청산 수사를 주도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사실이다. 무리한 검찰권 행사로 여권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또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들도 있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적폐청산 수사로 기소된 사건 중에 무죄가 나온 것도 많다.”

-부친이 6·25전쟁 당시 해전의 영웅이었던 최영섭 해군 대령이신데.

“돌아가신 아버님은 참군인이셨다. 그리고 작은 아버지가 두 분 계신데, 그 분들도 직업 군인으로 지내셨다. 한 분은 해병대 대령으로, 다른 한 분은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하셨다.

부끄럽지만, 있는 그대로 가족 얘기를 말씀드리면 아버지 세대에서 제 아이 세대까지 3대에 남자가 17명이 있는데, 한 명을 제외하고 16명이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우리 3대의 군복무 기간을 합치면 모두 88년이고, 햇수로 계산하면 104년이다. 이 중에 장교가 7명이다. 저희 4형제는 모두 장교로 근무했다.

제 장남도 보육시설에서 5년 이상 지냈을 경우 입대하지 않아도 되는데,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장남이 제대한 다음에 ‘군대 다녀오기를 정말 잘했다. 유익하고 자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말하더라. 막내도 지금 육군에서 현역 복무중이다.” (최 전 원장은 두 아들이 어렸을 때 입양했다)

-예상했던 만큼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평가다.

“(길게 고민한 뒤) 답답하죠. 답답한데, 오르지 않는 이유를 (제가) 알죠. 평생 법관으로 살면서 늘 자신을 낮추고 감추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자신을 드러내고, 선택을 받는 삶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저를 향해 ‘저 사람이 정말 정권교체를 하고, 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대선 후보다’라는 기대를 가진 국민들이 아직 많다고 생각한다. 정말 옳은 길을 가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여기(정치) 오니까 과감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지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민들께 나라를 맡길 만한 사람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중도사퇴설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중도사퇴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중도사퇴설을 유포하는 사람들에 대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이미 경고했다. 진정성 있는 인간 최재형으로 국민들의 판단을 받고자 한다. 국민들께 지켜봐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의 갈등이 벌어졌는데.

“정권교체를 간절히 열망하는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은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대의를 위해 단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한 경선을 실시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 당의 단합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앞장서서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전 감사원장’으로 불렀더니, 그는 ‘후보’로 지칭해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이 지지율 반등에 성공해 이번 대선의 핵으로 재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도 지켜볼 대목이다.)

하윤해 이상헌 기자 justic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